"김신영이 '전국~' 첫 녹화 때 전화했더라"는 남희석이 "송해 선생님!" 외친 사연

입력
2024.03.29 10:26
"김신영과 통화하며 서로 응원"
전남 진도군서 첫 녹화
"송해 선생처럼 하루 전에 가서 소통할 것"

지난 12일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방송인 남희석(53)이 진행자로 나선 KBS1 '전국노래자랑' 첫 녹화 리허설(사전 연습) 때 비가 쏟아졌다. 야외 촬영인데 굵은 비가 좀처럼 멈추지 않아 녹화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을까 남희석은 걱정했다. 제작진은 감전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텐트를 무대에 설치하는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오후 2시 본 녹화에 들어가기 약 30분 전, 퍼붓던 비는 갑자기 뚝 그쳤다. 하늘엔 순식간에 해가 떴다. 흥건하게 젖었던 무대와 방청석의 땅도 마르기 시작했다. "정말 감사했죠. 하늘을 보면서 '송해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소리쳤고요." 남희석이 29일 제작진을 통해 들려준 '전국노래자랑' 첫 녹화 뒷얘기다.

KBS는 지난 4일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를 김신영에서 남희석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김신영 하차 과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져 남희석의 마음도 편할 수만은 없었다. 다음 날인 5일, 남희석은 김신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끼는 후배(김신영)가 (진행을) 맡았던 자리라 걱정"이 돼서다. "제 첫 녹화 끝나고 (김)신영이가 먼저 전화를 해줬어요. 통화하며 서로 응원했죠. 신영이가 ('전국노래자랑'에) 젊은 에너지를 넣어준 MC였잖아요. 신영이가 진행을 맡고 나서 예심에 중·고등학생 도전자가 많아졌다고 제작진이 말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굉장히 좋은 에너지를 주고 갔구나'라고 생각해요."

4일 남희석이 '전국노래자랑' 새 진행자로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그는 둘째 딸 고등학교 입학식에 있었다. 학교를 나오면서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500개가 넘는 문자가 도착했다. 배우 겸 가수인 김성환, 코미디언 이용식, 이경규, 가수 태진아 등 선배를 비롯해 유재석 등 후배들이 보낸 응원의 메시지였다.

그때 남희석은 고(故) 송해 선생을 떠올렸다. "송해 선생님과 술을 마신 적이 있어요. 송해 선생님이 저한테 '(방송) 점잖게 잘하고 있다'고 해주셨죠. 그 말씀이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 있었거든요. 첫 녹화 전 공부하려고 '전국노래자랑' 옛 방송 찾아봤는데 감탄한 부분이 많아요. 송해 선생님께서 무대에 오른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두를 편하게 만든다는 거였죠. 송해 선생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 싶더라고요."

남희석은 "빨리 '전국노래자랑'에 적응하고 싶어" 28일 대전 편 예심에 참여했다. 진행자는 예심엔 참여하지 않는다.

"송해 선생님께서 녹화 하루 전날 그 지역에 가서 동네 목욕탕과 맛집 등을 다녔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다른 녹화가 없는 날은 하루 전날 내려가 그 동네 유명한 국밥집에 가서 밥 한 끼는 하려고요. 진도군에서 첫 녹화 끝나고 지역 주민들과 저녁을 같이 먹었어요. 제가 찾아간 지역 국밥집에 '전국노래자랑' 남희석의 사인이 남는다면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남희석의 '전국노래자랑' 첫 녹화는 31일에 방송된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