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추위에 콧물 줄줄… 감기와 헷갈리는 ‘이 질환’

입력
2024.03.29 20:50
[건강이 최고] 먹고 뿌리는 약 적극적으로 쓰고 코 세척 꾸준히

A(35)씨는 최근 옷장에 넣었던 패딩을 다시 꺼내 들었다. 며칠 전부터 콧물과 재채기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심해 감기에 걸린 줄 알고 약을 먹었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병원을 찾아 검사해보니 알레르기 비염이었다.

비염은 콧물·재채기·가려움증·코막힘 가운데 한 가지 이상 증상을 동반하는 비 점막의 염증성 질환이다.

비염 원인과 분류는 다양하지만 증상은 대부분 비슷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콧물과 코막힘이다. 재채기와 가려움증을 동반할 수 있고 콧물이 앞으로 나오지 않고 뒤로 흘러 목으로 넘어가는 후비루(後鼻淚)나 후각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비염 증상과 병력을 청취한 뒤 내시경으로 비강 상태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비중격이 휘었는지, 비갑개(콧살)가 커져 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점막이 건조한지, 분비물 양과 양상은 어떤지, 딱지가 많은지를 확인하고 비 용종이나 종양 유무를 확인한다.

특히 알레르기 검사로 알레르기와의 연관성을 알아봐야 한다. 알레르기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증상을 유발하는 항원이 1년 내내 주변에 있는 집먼지진드기나 동물, 곰팡이인지 봄·가을철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지는 꽃가루인지 확인한다.

비염으로 고생하면 완치 여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많은데 ‘원인에 따라 다르다’는 게 답이다. 조경래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비염 원인이 비강 구조 이상이라면 수술해 구조를 정상화할 수 있고 종양·용종일 때도 완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알레르기나 자율신경계 불균형, 노화가 원인이라면 완치가 어려울 수 있다. 이땐 증상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개선해 증상을 완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조경래 교수는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항류코트리엔제·점액용해제·점막수축제·호르몬 스프레이·이프라트로피움 스프레이즈 약물은 전보다 부작용이 크게 개선됐고 장기간 사용에도 안전하다”고 했다.

다만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비강 분무형 점막 수축제는 코막힘 개선이 신속해 흔히 쓰이는데, 장기간 사용하면 비강 점막이 비대해져 코막힘이 악화하는 약물성 비염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비염약은 먹을 때만 효과가 있다고들 한다. 수술로 해결하는 경우를 제외한 몇몇 비염은 그렇다. 하지만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약을 먹고 스프레이를 1~3개월간 꾸준히 뿌리며 코 세척을 주기적으로 시행하면 코가 편한 기간이 오래 지속하는 데 도움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