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총선 사전투표소 불법카메라 설치 40대 유튜버 체포… "경남 양산과 동일범 추정"

입력
2024.03.29 08:51
경찰서 "부정 선거 감시하려고" 진술
인천 5곳·양산 4곳 등 9곳서 발견돼

인천 남동구와 계양구에 설치된 4·10 총선 사전투표소에 몰래 들어가 카메라를 불법 설치한 40대 유튜버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남성이 경남 양산시 사전투표소에도 카메라를 불법 설치한 것으로 보고 동일범 여부를 확인 중이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건조물 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유튜버 A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최근 인천 남동구 장수·서창동, 서창2동, 계양구 계산 1·2·4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5곳에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불법 카메라가 설치됐다는 신고를 받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A씨 신원을 특정한 뒤 전날 오후 9시 10분쯤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검거했다. A씨는 경찰에서 “부정 선거 감시를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인천시는 전날 행정안전부 지시에 따라 사전투표소 159곳을 점검, 남동구 2곳과 계양구 3곳 등 행정복지센터 5곳에서 불법 카메라를 발견했다. 카메라는 모두 투표소 내부를 촬영하도록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남 양산의 사전투표소 13곳 중 4곳에서도 4대의 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지난 26일과 27일, 양산 소재 행정복지센터 2곳의 복도에 카메라가 각각 1대씩 설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긴급 점검한 결과 전날 2대의 카메라가 추가로 나왔다. 이 카메라에는 ‘KT 통신장비’라는 라벨이 붙어있었고 정수기 뒤쪽 등에 부착돼 입구 등을 비추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 사전투표소에서 발견된 카메라는 네모 모양으로, 초소형이 아니다. 대놓고 설치돼 있어서 쉽게 눈에 띄었다”며 “양산 사건과 동일범으로 추정하고 구체적 범행 동기와 과정, 다른 장소에도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양산= 이동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