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소셜' 주가 폭등에 웃는 트럼프... "미국판 베를루스코니" 우려도

입력
2024.03.28 16:40
14면
상장 이틀 만에 시총 13조 원 육박
기업 실적 동떨어진 '밈 주식' 평가
자금난 트럼프 조기 매각 가능성도
당선 후 지분 물음표 "악용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이 뉴욕 증시에서 이틀 연속 10% 이상 급등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부진한 실적에도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는 '밈(meme) 주식' 열풍에 올라탄 결과다. 각종 소송에 얽혀 자금 사정이 급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현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트루스 소셜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적자 기업의 주가 폭등, 왜?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트럼프미디어)'은 14.2% 상승한 66.2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장 첫날 16.1% 급등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이다. 시가총액은 94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로 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기업의 지분 약 60%를 보유했다.

트럼프미디어를 두고 전형적인 '밈 주식'이란 해석이 많다. 밈 주식이란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변동성 높은 주식을 뜻한다.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동떨어진 주가 급등이란 뜻이다. 트럼프미디어는 지난해 1~9월까지 광고 등 매출이 340만 달러(약 46억 원)에 그쳤는데, 적자 규모는 10배가 넘는 4,900만 달러(660억 원)에 달했다.

다만 단순히 가격 변동성을 활용해 수익을 보려는 다른 밈 주식과는 투자자들의 동기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가디언은 "투자자들은 트럼프미디어 주식을 트럼프 자체에 투자하고 그를 지지하는 기회로 여긴다"며 "이들은 지분으로 이익을 얻는 데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분석했다.


현금화엔 제약... 당선 후 "악용 가능성"

트럼프 입장에선 당장 지분을 팔아 각종 소송 비용과 선거 자금을 대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대주주는 상장 직후 6개월간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다만 트럼프미디어 이사회의 특별 승인을 얻어 지분을 조기 매각하거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 마침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 린다 맥맨 전 중소기업청장 등 '트럼프의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

당장 현금화는 어렵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 11월 재선에 성공할 경우 트루스 소셜을 이용해 정치적·재정적 이득을 취할 방법은 적지 않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에 들기 위해 외국 정상이나 기업들이 트루스 소셜에 광고를 게재하거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재임 시절 트위터를 적극 활용한 것처럼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서 트루스 소셜을 소통 도구로 활용할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자신이 대주주인 기업을 활용해 자신의 자산(지분) 가치를 높이려 하거나, 정치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터넷 여론을 움직이려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트럼프가 과거 9년간의 총리 재임 시절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 회사 미디어셋을 거느리며 언론을 장악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와 같은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베를루스코니는 주요 언론 매체를 통제함으로써 이탈리아 언론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위협하거나 제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당선 이후 지분 60%를 어떤 식으로 관리할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