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에서 화물선 충돌로 다리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볼티모어항이 당분간 전면 폐쇄되면서 해상 물류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미 동부 다른 항구로 물류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수출입업계는 볼티모어항 폐쇄로 인한 직접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관계자는 28일 "미국으로 향하는 우리나라의 물동량은 서부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한국 기업 물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볼티모어를 오가는 연간 물동량은 약 112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수준으로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의 80%를 처리하는 부산항 물동량(2,300만 TEU)의 4.9% 수준에 불과하다. 볼티모어항은 미국 동부 지역 항구 중 4%(6위), 북미 내에서는 2%(11위)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에서 볼티모어항으로 향하는 물동량 또한 연간 5만9,000TEU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봉걸 무협 물류서비스실장은 "국내 유일 원양선사 HMM도 볼티모어항으로 가는 물량이 없어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볼티모어항으로 향했던 선박들이 뉴욕, 필라델피아 등 미국 동부지역 다른 항구로 쏠려 주변 지역에서 물동량 적체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 실장은 "4월부터 주변 항구 물동량이 10%가량 늘어나 적체가 생길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기업들과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싱가포르 국적 선박이 충돌해 다리 일부가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볼티모어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차량으로 약 한 시간 떨어진 항구 도시로 미국 최대 자동차 수출입항인 볼티모어항이 전면 폐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