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낙동강 벨트'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에서 현역 전재수(재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전략공천된 서병수(5선) 국민의힘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8년간 내줬던 텃밭을 되찾기 위해 '베테랑 자객'을 파견했지만 아직은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24~26일) 결과 전 후보 지지율은 52%로, 30%에 그친 서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전 후보 지지 이유로 '공약·정책'(44%)에 이어 '인물'이 32%에 달해 '소속 정당'(22%)보다 선호도가 높았다. 현역 프리미엄에 더해 2008년 총선 이후 이곳 출마를 고집하면서 쌓인 호감과 비전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 후보 지지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6%는 '소속 정당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역구에서 기반이 약할 수밖에 없는 전략공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당초 서 후보는 성공한 자객이었다. 부산시장 재선에 실패한 뒤 2020년 총선에서 전략공천을 받아 '문재인 정권 심판'을 내걸고 부산진갑을 탈환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 '중진 희생'의 대표주자로 또다시 지역구를 옮겨 현역인 전 후보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여당의 변칙 공천이 이번에는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22%포인트로 벌어졌는데, 이는 민주당이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을 불과 3%포인트 앞서는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옮긴 서 후보의 공천에 대해 부산 북구갑 응답자의 38%는 '그럴 수 있다', 37%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평가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서 후보 지지 이유로 '인물'이라고 답한 비율은 18%에 그쳤다.
앞선 조사와 비교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더 커졌다. 뉴스1-한국갤럽 조사(8, 9일)에서는 7%포인트에 불과했지만 KBS부산·국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21~24일)에서는 17%포인트로 증가했다.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가 바뀔 수 있다'는 응답은 9%로 나타나 지지세가 비교적 견고했다. 응답자의 13%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지하는 비례대표 정당은 국민의미래가 26%로 가장 높았고 조국혁신당 21%, 더불어민주연합 19%가 뒤를 이었다. 조국혁신당 지지 이유로는 '윤석열 정부 심판'이 50%로 가장 많았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현안은 물가 인상(28%), 의대 정원 확대(13%), 후보자 막말 논란(13%), 이종섭 대사 논란(10%)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