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1위 고위공직자 조만형 전남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

입력
2024.03.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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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춘 전주교대 총장 배우자 약 7억원
"신고 내역, 정부 사후 검증 의구심" 우려

가상자산(암호화폐)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고위공직자는 조만형 전남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지난해 공직자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은 47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관보에 게재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2024년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사항’ 자료에 따르면 재산공개대상자 1,975명 중 비트코인ㆍ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신고한 사람은 112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은 총 47억65만 원(지난해 말 가액 기준)이었다. 1인당 평균 보유액은 4,197만 원이었다.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전날 기준 9,483만 원으로, 2023년 12월 31일(5,470만 원) 대비 73% 오르는 등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세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가상자산 규모도 현재 크게 늘었을 것으로 점쳐진다.

고위공직자 중 가상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조만형 위원장은 배우자ㆍ장남ㆍ차남ㆍ장녀와 함께 총 10억7,111만 원어치를 보유했다. 이어 박병춘 전주교대 총장은 배우자 명의로 7억1,700만원어치 가상자산을 신고했다. 박 총장의 배우자는 코스모스아톰 코인만 5만 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김기환 부산울산고속도로 주식회사 대표이사(6억6,294만 원), 최민규 서울특별시의원(4억339만 원) 등의 순이었다. 최민규 시의원은 현재 개당 500만 원 안팎에 거래되는 이더리움 31개와 4만 원대에 거래 중인 이더리움클래식 425개 등 총 25종류의 암호화폐를 신고했다. 그는 개당 900원 안팎인 리플 25만5,585개와 개당 1원이 안 되는 시바이누 코인 9억3,411만2,383개 등 거래금액이 적은 이른바 ‘잡코인’도 보유했다.

지자체장ㆍ기초단체장 가운데는 이승화 산청군수(6,466만 원),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5,394만 원),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1,762만 원), 김성 장흥군수(1,408만 원) 등이 가상자산을 신고했다. 공직자들이 투자한 가상자산 종류도 도지코인, 시바이누, 아비트럼, 가스, 네오, 리플, 니어프로토콜, 디센트럴랜드, 루나클래식 등으로 다양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올해 6월 말까지 고위공직자의 이번 재산신고 사항을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지난달 29일 두나무와 빗썸코리아,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 등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자들과 만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가상자산 신고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사후 검증이 가능할지에 관련해선 의구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이용하면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하다”며 “작년 김남국 의원 사태 이후 고위공직자들이 가상자산 보유 공개를 꺼려해 재산신고 전에 매도하거나 숨겼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윤현종 기자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