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승패를 좌우할 ‘스윙 스테이트(유권자 다수의 지지 정당이 한편으로 기울지 않은 주)’에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7곳 중 6곳의 지지율이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와 함께 지난 8~15일 7개 경합주 유권자 4,93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더니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6개 주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빼앗겼던 민주당 ‘텃밭’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에서 선전이 두드러졌다. 3개 주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유세와 맞춤형 정책 등으로 특히 공들인 곳이다. 1월 찾아가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을 밝힌 뒤 두 달도 안 돼 이달 다시 방문한 위스콘신의 경우, 지난달 4%포인트 열세를 이달 1%포인트 우세로 바꾸며 전세를 뒤집었다. 또 지난달까지 각각 2%포인트, 6%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렸던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는 45% 동률로 만들었다. 네바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는 각각 격차를 2%포인트, 5%포인트, 6%포인트로 좁혔다. 다만 조지아에서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 폭이 6%포인트에서 7%포인트로 늘었다.
지난 5개월간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일관되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7일 국정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고 나이(81세 4개월)에 대한 우려를 다소 눅인 것을 변화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 경합주 유권자들의 경제 상황 평가가 이전 조사보다 좋아진 점도 상승세 배경으로 꼽았다.
전·현직 대통령이 공화·민주 양당 후보 자리를 굳힌 지난 12일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도 속출하고 있다. 25일 공개된 모닝컨설트 별도 조사(22~24일 5,833명 대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44%를 기록해 43%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앞섰다. 양당 경선이 집중됐던 ‘슈퍼 화요일’(지난 5일) 이후 구도가 바뀌었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11월 대선 투표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유권자 비율이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후 최저치(39%)로 떨어진 것도 특기할 만하다고 업체는 지적했다. 친(親)이스라엘 정책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기반 약화 요인이었다.
25일 발표된 하버드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 공동 조사(21~22일 2,111명 대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49%)과 트럼프 전 대통령(51%) 간 지지율 격차가 한 달 새 6%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