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 교량 붕괴 6명 실종... 바이든 “실종자 구조 총력”

입력
2024.03.27 05:16
바이든 “끔찍한 사고… 재건 비용 연방 부담”
“사고 고의성 안 보여… 가급적 빨리 정상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선박 충돌로 무너진 미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항 교량의 재건 비용을 연방정부가 전부 부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볼티모어항이 1만5,000개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가급적 빨리 정상화하겠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교량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이날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로서는 끔찍한 사고로 보인다”며 “고의적 행동이었다고 믿을 만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선박 선원들이 메릴랜드 교통부에 (자신들의) 배를 통제할 수 없다고 알렸다”며 “그 결과 지역 당국은 선박이 다리에 충돌하기 전에 통행을 차단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추가 피해를 막아)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주정부와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 27분 볼티모어항 외곽을 가로지르는 2.6㎞ 길이 교량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교각에 싱가포르 국적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충돌했다. 배가 부딪힌 가운데 부분을 시작으로 다리 전체가 순차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1977년 건설된 이 다리는 볼티모어를 순환하는 695번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다. 다리는 미국 국가를 작사한 프랜시스 스콧 키의 이름을 땄다.

일단 실종자 구조가 당면 과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붕괴 사고로 6명이 여전히 실종된 상태라는 사실을 거론한 뒤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비상 상황 대응에 필요한 모든 연방정부의 자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박 출입과 볼티모어항 가동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지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고로 다리 위에서 도로 보강 작업을 하던 인부 8명이 물에 빠졌고, 그중 6명이 실종됐다. 이들을 고용한 회사는 수심과 사고 후 경과 시간을 감안할 때 실종자들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선박에도 한때 불이 났지만 곧장 진화돼 선원 22명은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테러 정황은 없다는 게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잠정 결론이다.

미국 동부 체서피크만에 위치한 볼티모어항은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관문이자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수출입항이다. 메릴랜드주에 따르면 지난해 볼티모어항이 취급한 자동차와 소형 트럭이 84만7,000여 대에 이르는데, 이는 13년 연속 미국 최대 물동량이다. 약 1만5,000명이 직접적으로, 약 13만9,000명이 간접적으로 이 항구에 고용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티모어항이 미국의 가장 큰 해운 허브 중 한 곳인 만큼 가능한 한 빨리 이 항구를 가동할 것”이라며 “1만5,000개 일자리가 이 항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방정부가 교량을 다시 짓는 데 필요한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는 게 내 계획”이라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의회도 지지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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