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인 에버랜드의 판다 '푸바오'가 검역 준비를 위해 내실에서 열악하게 지내고 있다는 우려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왔다. 시민들은 판다가 중국으로 반환되기 직전까지 관람객에게 공개됐던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 등의 사례와 비교하면서 방사장 확충 등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는 푸바오가 별도의 행동 풍부화도 없이 무료하게 내실에서만 지내고 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은 에버랜드가 ①행동풍부화(인리치먼트) 도구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 ② 미리 검역을 위한 방사장을 확충하지 못한 점을 비판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메이샹', '톈톈' , '샤오치지' 가족과 프랑스의 '위안멍', 일본의 '샹샹'은 푸바오와 달리 지난해 11월과 7월, 2월에 각각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 방사장에서 생활하면서 관람객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의 경우 중국으로 돌려보내기 전 검역 구역 내 실내 시설과 사료 가공시설, 실내 운동장 등의 시설을 마련해줬다. 반면 푸바오는 이달 3일 마지막으로 방사장에 모습을 보인 뒤 검역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내실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먼저 사육사들이 검역 기간 동안 내실에서 행동풍부화 도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번식 관련한 행동과 신체 변화 때문에 인리치먼트(영상물 및 장난감 제공)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또 기존 방사장이나 이와 유사한 검역장에서 생활한 해외 판다와 달리 푸바오가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미리 검역시설을 확충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 측은 "검역을 위해서는 다른 동물과의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독립생활을 하면서 건강상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푸바오가 지내는 공간은 원래 지내던 내실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스페인은 판다 가족이 함께 중국으로 돌아가는 경우였고 일본은 새로운 시설을 지으면서 여유 공간이 생기면서 관람객에게 공개할 수 있었다"며 "싱가포르 판다 러러의 경우는 푸바오와 비슷하게 검역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또 행동풍부화 도구 미제공에 대해서는 "새로운 도구는 검역에 문제가 될 수 있어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푸바오의 귀환이 이미 예정돼 있었던 만큼 가족과 분리할 방사장 공간이 있었다면 푸바오가 내실에만 머물지 않았어도 되는 건 사실이다. 야생동물 수의사인 최태규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대표는 "앞으로 판다 번식 계획이 있다면 격리를 위한 방사장 시설을 추가하고, 내실 시설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