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숨지게 한 음주 뺑소니… 2년 전 '위협 스티커' 차량?

입력
2024.03.26 12:00
충남 천안서 음주 사망사고 낸 차량
'박으면 땡큐' 경고 차량과 유사 논란

술에 취해 과속 운전을 하다 고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자신의 차량을 위협적인 문구가 적힌 스티커로 도배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A(36)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 40분쯤 천안 서북구의 한 삼거리 도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차량을 운전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고교생 B(17)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기 평택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고 천안까지 20여 ㎞를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A씨 차량은 시속 50㎞의 속도 제한이 있는 도로를 시속 130㎞로 주행하고 있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19%로 조사됐다.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A씨 차량에는 여러 개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차량 앞에는 커다란 캐릭터 스티커, 차량 뒤편에는 '고속도로 1차로는 추월차선입니다' '브레이크 성능 좋음. 대물보험 한도 높음?' '방지턱 거북이' 등 문구가 적힌 튜닝용 스티커로 가득했다.

누리꾼들은 이 차량이 2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눈살을 찌푸리게 한 차량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22년 6월 한 작성자는 같은 문구의 스티커가 붙은 차량의 사진을 올리며 '포인트가 한두 개가 아니다. 어질어질하다'라고 적었다. 주변 운전자들에게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듯한 위협적인 문구에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는 24일 커뮤니티를 통해 이 사건을 언급하며 "해당 운전자는 자동차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차량에 기괴한 문구들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평소 과속 운전하는 모습을 단체 채팅방 등에 공유하며 자랑했다"고 주장했다.

김소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