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룬과 마그마. 제네시스가 앞으로 나아갈 두 갈래 길을 뉴욕에서 야심 차게 내놨다. 네오룬은 제네시스가 지난 8년 넘게 쌓아온 우아함에 '단아함'을, 마그마는 우아함에 '고성능'을 더했다. 특히 제네시스는 두 콘셉트에 한국의 정서를 담아내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최근 성장 중인 글로벌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제네시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초대형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 '네오룬'과 제네시스 고성능 트림 콘셉트 '마그마'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네오룬은 새롭다는 의미의 '네오(Neo)'와 달을 뜻하는 '루나(Luna)'를 합친 단어로 조선 시대 백자의 한 종류인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제네시스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단아한 곡선'에 집중했다.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 본부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이날 콘셉트 공개 행사에서 "장인 정신이 깃든 한국의 달항아리의 아름다움과 기술적 완성도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달항아리의 단아함을 통해 제네시스가 쌓아온 우아함을 단단하게 표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네오룬은 이런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외관 부품 사이의 '이음새를 최소화'했다. 보닛과 램프 사이에 단차를 눈에 띄게 줄이고 차량의 앞문과 뒷문을 연결하는 B필러를 없애고 양문형으로 문이 열리게 한 게 대표적이다. 5m가 넘는 크기에도 첫인상은 차량 전체가 하나의 면으로 만들어졌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이 부사장은 "네오룬을 봤을 때 손으로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네오룬은 이 외에도 한국의 전통 난방 방식인 온돌을 난방시스템에 적용하고, 1열 시트를 회전해 실내 공간 실용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제네시스는 네오룬을 바탕으로 초대형 플래그십 라인업 양산화에 속도를 붙일 방침이다.
마그마는 제네시스 라인업 전체에 적용될 '고성능 트림'의 콘셉트 이름이다. 제네시스는 이날 마그마 콘셉트가 적용된 라인업 네 종(GV80 쿠페, G80, 제네시스 X 그란 베를리네타, GV60)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마그마 오렌지' 색상이다. 동커볼케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뜨거운 마그마처럼 한국인 특유의 열정을 드러낼 수 있는 색상"이라고 설명했다.
마그마 콘셉트 트림은 GV60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제네시스 라인업 전체에 적용될 예정이다. GV60 마그마 콘셉트를 통해 제네시스 고성능 트림이 갖출 제원을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차체는 넓고 낮게 만들어 스포츠 드라이빙에 안성맞춤이다. 전면 범퍼 아래에 에어 벤트를 추가해 고성능 모터, 브레이크, 배터리 등의 열기를 효율적으로 낮춰주기도 한다. 측면에는 티타늄 색상의 21인치 휠과 와이드 펜더를 장착하고 루프 윙, 리어 윙 스포일러 등도 적용해 고성능 트림의 외관을 완성했다.
제네시스는 마그마 콘셉트 트림이 단순히 퍼포먼스에만 집중하는 게 아닌 '고성능 럭셔리'로의 진화라고 평가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럭셔리에서 고성능으로 나아가는 건 제네시스에 새로운 챕터"라며 "(마그마 콘셉트는) 트랙을 달리는 퍼포먼스 모델이라기보다는 럭셔리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우직한 감성을 지닌 최상위 트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