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휴전 및 인질 석방 관련 '새 협상안'을 하마스에 제안했다.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인질 40명을 풀어주는 대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최대 800명을 풀어준다는 게 골자다. 이스라엘은 '수감자 400명 석방'에서 크게 양보했다고 자평하며 하마스가 제안을 수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협상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주요 쟁점에서 '유연하고 새로운 제안'을 했고,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이 제안에 답변하기를 사흘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카타르·이집트 등 중재국과 대(對)하마스 협상안을 짜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넘긴 협상안에는 '이스라엘이 6일 동안 휴전하는 동안 하마스가 여성·어린이·환자·노인 등 인질 40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기존에 논의된 인원(400명)의 2배에 해당하는 수감자를 석방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수감자 100명을 포함해 최대 800명의 수감자를 석방할 의향이 있다"(채널12), "하마스는 인질로 붙잡힌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당 테러 혐의로 종신형을 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알자지라방송) 등 협상 관련 내용을 전하고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에 살다 쫓겨난 주민들이 다시 거주지로 복귀하는 문제를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주민의 북부 지역 귀환 관련 논의는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한 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지난해 10월 전쟁 개시 후 이스라엘은 북부에서부터 군사 작전을 전개했고, 주민들은 남쪽으로 한없이 밀려났다. 채널12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임시 휴전 시작 2주 뒤부터 하루 2,000명의 주민이 북부로 귀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남성 주민의 귀환은 제한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대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고집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수용할 생각이 없다는 점에서 새 협상안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한 이스라엘 관계자는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거래 성사 가능성을 반반으로 본다"고 말했다.
휴전 협상과 별개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전개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라파 일대에는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가운데 약 150만 명이 밀집해 있어서 이스라엘이 고강도 군사 작전을 펼치면 민간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4일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여러 대화를 통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펴는 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했다"고 이스라엘에 거듭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