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에 완연한 봄이 왔다. 43번째 시즌을 활짝 열어젖힌 KBO리그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김하성(샌디에이고) 등 메이저리그의 별들이 총출동했던 ‘서울시리즈’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받아 연타석 흥행 홈런을 터뜨렸다.
2024시즌 개막 첫날인 23일 5개 구장은 모두 매진됐다. 잠실(2만3,750명), 인천(2만3,000명), 광주(2만500명), 수원(1만8,700명), 창원(1만7,891명)에 총 10만3,841명이 들어찼다. 개막전에 10만 명 이상이 입장한 건 역대 세 번째다. 아울러 2015년 10개 구단 체제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을 달성했다.
이튿날도 북새통을 이뤘다. 잠실과 인천, 수원 3개 구장이 꽉 찼다. SSG는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 최초로 개막 2연전을 매진시켰다. 창원 NC-두산전은 1만4,555명이 입장했고, 광주 KIA-키움전은 우천 취소됐다. 이틀간 누적 관중 수는 18만3,846명이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와 12년 만에 류현진이 돌아온 한화의 맞대결이 펼쳐진 잠실에서는 두 팀이 1승씩을 주고받았다. 개막전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내세우고도 LG에 2-8로 졌던 한화는 24일 8-4로 설욕했다.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가 6.1이닝 6피안타 2실점 역투로 LG 타선을 묶었고,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4회와 6회 시즌 1호 연타석 솔로 아치를 그렸다. LG가 1점 차로 추격한 8회초에는 4번 노시환의 1타점 적시타와 5번 채은성의 3점포로 승기를 굳혔다.
인천에서는 SSG가 이틀 연속 유통 라이벌 롯데를 울렸다. 23일 최정의 2점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SSG는 24일 6-0으로 앞서다가 9회초에 6점을 무더기로 내줬지만 9회말 기예르모 에리디아의 끝내기 홈런에 7-6 진땀승을 거뒀다. 최정은 이날도 3점 홈런을 가동해 통산 홈런을 460개로 늘렸다. 앞으로 8개만 더 추가하면 통산 467홈런의 이승엽 두산 감독을 넘어 프로야구 최다 홈런 새 역사를 쓴다. 우승 청부사로 롯데의 새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롯데 감독은 뼈아픈 2연패를 안았다.
삼성도 수원 원정에서 KT에 2연승을 거뒀다. 첫 경기부터 연장 승부를 벌여 6-2로 웃은 삼성은 둘째 날 타선이 화끈하게 터져 11-8로 이겼다. 1982년생 리그 최고령 투수 오승환은 2경기 모두 마지막 투수로 나가 1승 1세이브를 수확했다.
창원에선 NC와 두산이 1승씩 주고받았다. 시범경기 전승을 거뒀던 두산은 23일 3-4 역전패를 당했지만 24일 6-3으로 반격했다. NC 마무리 이용찬은 23일 단 한 개의 투구도 없이 승리 투수가 되는 최초 사례를 남겼다. 2-2로 맞선 9회초 2사 1루에서 등판해 견제로 주자를 잡아 이닝을 끝냈고, 9회말 끝내기 안타가 나와 공을 한 개도 던지지 않고 승리를 챙겼다.
23일 하루만 펼쳐진 광주 경기에선 KIA가 키움을 7-5로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