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취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섰다. 첫 번째 찾은 곳은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고 다섯 달 가까운 복구 작업 끝에 정상을 찾은 경북 포항시 제철소 공장이었다.
포스코그룹은 24일 장 회장이 '100일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장 회장은 취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100일 동안 그룹 내 주요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필요한 사항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 첫 현장이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이었다. 장 회장은 현장의 설비·기술 실무자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소통했다고 포스코그룹은 전했다.
이 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생산량의 33% 수준인 500만 톤(t)을 처리하는 핵심 공장으로 태풍 힌남노 영향 탓에 포항 냉천이 범람해 장비가 물에 잠기고 고로(용광로) 가동이 멈추는 등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당시 완전 정상화까지 135일이 걸렸고 피해액은 2조 원으로 추산됐다.
장 회장은 "초유의 사태를 맞아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헌신적인 노력과 하나 되는 마음으로 정상화를 이뤄낸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혹독한 시련을 새로운 희망으로 바꾼 여러분의 노고에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구내식당에서 만난 직원들에게 "수해 복구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분의 열정과 단결되는 마음이 포스코의 저력"이라며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해법은 현장과 직원들에게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26일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와 포스코퓨처엠을 방문하고 취임 후 100일이 되는 6월 28일까지 현장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장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포항 지역사회와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그는 21일 이강덕 포항시장과 두 시간 가까이 만찬을 함께 했다. 이날 만남은 장 회장이 이 시장을 포항 청송대로 초청해 이뤄졌다.
장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게 긴 안목에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자"며 "더 발전적 관계가 되도록 화합하고 상생하자"고 말했다. 이 시장은 "포항시민을 대표해 취임을 축하드린다"며 "포항시와 포스코가 상호협력 관계를 이어가자"고 화답했다. 이 시장은 포항 시내에 취임 환영 현수막을 많이 걸도록 했다고 소개하는 등 저녁 식사가 진행되는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포스코 측이 전했다.
그동안 포항시와 시민단체 등 포항 지역사회는 2021년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 두고 있는 문제를 놓고 포스코 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따라서 장 회장의 이번 행보는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갈등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장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지역사회와 협력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겠다"며 "원칙과 신뢰에 기반한 상생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힌남노 피해로 운영을 중단한 포항제철소 야간 경관 조명을 562일 만인 21일 다시 밝혔다고 전했다. 약 6㎞에 이르는 경관 조명은 2016년 포스코가 포항시와 손잡고 만들었다. 송도해수욕장과 영일대해수욕장 등에서도 볼 수 있어 포항시민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물로 꼽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