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42대 회장선거 1차 투표에서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후보와 주수호(미래의료포럼 대표, 35대 의협 회장) 후보가 1,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두 후보 모두 의사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강경파라 누가 당선되든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치러진 차기 회장선거 개표 결과 총투표수 3만3,684표 가운데 임 후보가 득표율 35.72%(1만2,031표), 주 후보가 29.23%(9,846표)를 얻어 결선투표 후보자 2인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의협 회장선거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득표자 2명을 놓고 다시 투표로 당선자를 가리는 결선투표제를 두고 있다. 이번 결선투표는 25, 26일 이틀간 치러진다.
두 후보는 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공약으로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임 후보는 △당연지정제(어떤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것) 폐지 △의사면허 취소법 개정(악질 범죄만 취소) △진료지원(PA)간호사의 의사 대행 금지 등을, 주 후보는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철회 △업무개시명령 철회 및 보건복지부의 사과 △복지부 장·차관 및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 즉각 파면을 내걸었다.
그동안 두 후보는 의대 증원에 강하게 반발하며 회장선거가 끝난 뒤 정부에 맞서 전면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임 후보는 대학별 의대 정원 발표 직후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킬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 후보도 “14만 의사의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을 펼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두 사람 모두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를 공모·방조한 혐의로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최근 주 후보는 2016년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의협은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자동으로 가입되는 법정단체다. 현재 신고 회원 수는 약 13만8,000명, 올해 선거인은 5만681명이다. 선거권은 최근 2년간 연회비를 납부한 회원에게 주어진다.
의협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선거인 총 5만681명 중 3만3,684명이 투표에 참여해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 66.46%를 기록했다. 앞선 41대 회장선거 1차 투표 당시 투표율 52.68%보다 14%포인트 이상 높다. 최근 의정 갈등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임 후보와 주 후보에 이어 박명하(서울특별시의사회장) 후보 16.83%(5,669표), 박인숙(업그레이드의협연구소 대표, 전 국회의원) 후보 15.54%(5,234표), 정운용(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부 대표) 후보 2.68%(904표) 순으로 최종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