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울산·경남(PK) '낙동강 벨트' 지원 유세에 나섰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발판 삼아 윤석열 정부가 폐기한 '부울경 메가시티'를 재차 띄우며 정권 심판론의 불씨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 10석 중 과반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부터 경남 거제를 방문해 출근길 인사를 한 뒤, 창원과 김해, 양산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창원 반송시장에서 "사과 한 개에 만 원인 미친 물가의 시대"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물가를 잡는 데는 아무 관심도 능력도 없고, 세상 물정 모르는 실언으로 국민 화만 돋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무너뜨리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구제불능 정권"이라고 일갈했다.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연초 이 대표 피습 사건에 이어 서울대병원 전원 논란으로 한때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여론조사상 박빙 판세 지역이 늘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확실히 디비질(뒤집어질) 것 같다"며 "민주당이 1당을 해야 국회의장을 차지하고, 그래야 국회가 기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으로 과반을 해야 독자적으로 강력하게 신속히 개혁입법을 하고 법 개악을 막을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 때 움텄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좌초한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 방침도 천명했다. 국민의힘이 공약으로 내건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 맞불 성격이다. 이 대표는 창원 경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집권여당이 부울경 메가시티를 좌초하고 수도권 일부를 서울에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만 주장하고 있다"며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관통하는 민주당의 오랜 꿈인 부울경 메가시티를 부활시켜 경남의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잇따른 설화를 의식한 듯 지나친 발언은 자제했다. 그는 낙동강 벨트 목표 의석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까지는 소위 국민의힘 절대 우세 지역이었지만, 영남에 있는 대한민국 주권자들이 국민의 삶을 망가뜨린 윤석열 정권을 확실히 심판할 것이라 믿는다"며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호소하고 정부여당의 실정을 잘 설명하면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확실히 심판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조국혁신당과의 차별화에는 방점을 찍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연합은 민주당이 함께 만든 비례 전용 정당인데, 국민들이 아직 그 사실을 정확히 모르고 있어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더 높은) 현상이 있지 않나 싶다"며 "민주당과 민주연합의 관계를 명확하게 인식하면 상황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