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추억 선물한 MLB 스타들... 불방망이로 뜨거운 안녕

입력
2024.03.2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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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간판 오타니, 2경기 10타수 3안타 1타점
고교 선배 다르빗슈와 사상 첫 투타 맞대결도
베츠 시즌 첫 홈런포·다르빗슈는 한국 팬 직접 방문
2차전은 샌디에이고 15-11 승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일주일간 한국 팬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 팬들은 사상 처음 한국에서 펼쳐진 MLB 정규시즌(서울시리즈)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게 환호하고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서울시리즈 최고 스타는 단연 오타니였다.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17일 키움, 18일 팀 코리아와 연습경기를 치르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비록 연습경기에서는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팬들은 성적과 상관없이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큰 함성을 지르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오타니는 환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샌디에이고와의 개막 2연전에서는 연속 타점을 뽑아내며 맹활약했다. 오타니는 10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서울시리즈 일정을 마무리했다.


‘골드글러버’ 김하성은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21일 2차전에서 시즌 첫 타점을 올리며 자국 팬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회초 팀이 2-0으로 앞서고 있던 무사 1·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다저스의 유격수 무키 베츠는 2차전 5회 1사 1루에서 아치를 그리며 올 시즌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고, 샌디에이고의 4번 타자 매니 마차도는 9회말 3점 홈런으로 베츠에게 응수했다.

스타들의 인간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다르빗슈는 자신의 오랜 한국 팬이 운영하는 커피숍을 직접 방문해 1시간 동안 머물러 화제가 됐다. 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장시장을 찾아 호떡과 만둣국을 먹으며 시민들과 어울렸고, 베츠는 가족들과 함께 편의점에서 라면을 한가득 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양팀의 2차전은 총 33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샌디에이고의 15-11 승리로 끝났다. 샌디에이고는 1회초 무사 1·2루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때린 적시 3루타 이후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다저스는 9-12로 뒤지고 있던 8회말 2점을 추가하며 턱끝까지 추격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오히려 다저스의 흐름을 끊은 샌디에이고가 9회초 마차도의 3점포로 쐐기를 박았다.

빅리그 투수 최고 보장액인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340억 원)의 조건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1회에만 무려 5실점하며 무너졌다. 결국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최초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왕·최저 평균자책점·승률왕·최다 탈삼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1이닝 만에 조기 강판당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데뷔전 성적은 1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 평균자책점은 45.00이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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