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3번 내린다는데, 한국도? "6월까지 지켜봐야" 신중론도

입력
2024.03.21 17:00
18면
시장 "한국은행, 물가 둔화 확신
부동산 PF 우려 여전" 7월 인하↑
"美 경제 너무 강해 태도 바뀔 수도"

미국이 '올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 한국 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졌다. 다만 미국이 향후 금리 인하 예상폭을 2회로 축소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는 한편, FOMC 위원 개개인의 연말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를 공개했다. 시장은 점들의 중간값을 보고 금리 인하 폭을 가늠한다. 이번 중간값은 4.625%로 0.25%포인트씩 3회 인하가 가능하다1는 계산이 나온다. 12월 전망과 같다.

미국은 6월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70% 안팎(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으로 높아진 가운데, 국내는 '7월 인하론'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1.4%에서 2.1%로 대폭 높이고 근원물가(PCE) 상승률도 2.6%로 올리면서도, 금리 인하 폭을 유지한 데 주목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전망이 변할 이유는 없다"며 "7월부터 0.50~0.7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국내 시장서는 '7월 인하론' 대세 굳혀

국내 상황도 '연내 인하'2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 시장 판단이다.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제1 원인인 ①물가의 경우,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겠지만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확신한다. 최근 '소비 부진'을 이유로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 전망을 2.2%로 내리기도 했다. 정부가 공급 물가를 잡기 위해 과일시장 개방을 검토했다는 소식도 물가 둔화를 점치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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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인한 ②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3 부실 우려가 여전한 것도 7월 인하론을 뒷받침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 경제 수장들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부동산 PF 등의 잠재 리스크도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PF 대출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는 등 위험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인하 시점을 단정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성장률 전망이 또 한번 상향될 여지가 있고, 그때는 FOMC 위원들도 금리 인하 폭을 축소할 것이란 주장이다. 경제가 활성화하면 물가가 또 오를 수 있어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점도표 중간값(4.625%)보다 높은 수준에 점을 찍는 위원이 7명(지난해 9월)→8명(지난해 12월)→9명(3월)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위원 한 사람이라도 더 이번 중간값보다 높은 곳에 점을 찍는다면 인하 범위는 2회로 축소된다"며 6월까지 추이를 지켜보길 권했다.

'비둘기' FOMC에 코스피 2년 만 2750 탈환

이날 글로벌 자산시장은 FOMC의 완화적 태도에 활발한 매수세를 보였다. 간밤 뉴욕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가로, 아시아에서는 코스피가 2.41% 급등해 2,754.68로 마감했다. 2,750선 탈환은 2022년 4월 5일(2,759.2) 이후 약 2년 만이다. 일본 닛케이225(종가 4만815.66)는 2주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홍콩 항셍은 오후 4시 기준 2.18% 상승 중이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며 원홧값은 달러 대비 1,322.4원으로 전일보다 17원 가치가 상승했고, 달러 대체재 금(선물)도 역대 최고가인 온스당 2,210달러를 기록했다.

1 0.25%포인트씩 3회 인하가 가능하다
현 금리수준인 5.25~5.5%의 중간값(5.375%)에서 4.625%를 빼면 0.75%포인트다. 즉 0.25%포인트씩 3회 인하가 가능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2 '연내 인하'
그밖에도 ③다음달 조윤제·서영경 금융통화정책위원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 새로 후보를 추천해야 하는 기재부(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재계)가 통화 완화적 시각을 가진 인물을 추천하지 않겠냐는 예상도 나온다.
3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특정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기대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금융 기법. 고금리로 인해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PF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건설사가 발생하고 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