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뒷돈 받은 혐의 금감원 국장... 1·2심 연속 실형

입력
2024.03.21 11:27
대출 과정에서 금융권 알선 역할

1조 원대 펀드 사기를 벌인 옵티머스자산운용 경영진에게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 금융감독원 국장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백강진)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를 받는 윤모(64) 전 국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9개월에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4,700만 원 납부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중대한 해악이며 피고인이 가졌던 지위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윤 전 국장은 2018년과 2019년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로부터 4,700만 원을 받고 4,500만 원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펀드투자 유치와 각종 대출 등과 관련해 금융계 인사들을 알선하는 대가였다. 1심 재판부는 그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고, 윤 전 국장과 검찰은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1심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던 윤 전 국장은 항소심에선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 역시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 변화를 보였다"면서 "다소 유리하게 고려할 수도 있는 사정"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엄벌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어 형을 감경할 사정 변경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징역형을 유지했다.

윤 전 국장은 이 사건과 별개로 금융기관 임직원 등에게 특혜 대출을 알선하거나 은행 제재 수위를 낮추는 대가로 2014년과 2018년 각각 2,000만 원과 1,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2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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