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보듬고 사기 끌어올린 손흥민 "이제 똘똘 뭉쳐야"... 고개 숙여 사과한 이강인 "모든 분들 쓴소리에 반성 많이 해"

입력
2024.03.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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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가 대표팀에 와서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이제 대표팀이 더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주장답게 후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보듬으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이강인도 '완전체'로 모인 임시 '황선홍호' 훈련에 앞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선홍호는 21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경기를 펼친 뒤, 26일 태국 방콕에서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한 달여 만에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대표팀 은퇴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해 우려를 샀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합류한 심경에 대해 "다시 한국이란 땅에 소집하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단 한순간도 (대표팀 합류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항상 제 가슴에는 태극마크가 달려 있고, 항상 행동도 조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생각할 건 오로지 팀을 어떻게 하면 더 똘똘 뭉치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들을 잘 뽑아낼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강인도 보듬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또 무엇을 잘못했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면서 "먼저 사과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런 용기 있는 자세를 (이)강인이가 보여줬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았나 싶다"고 대표팀 내 분위기도 전했다.

손흥민은 이어 "(이강인이) 그런 용기를 내서 뿌듯하다. 모든 사람들이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강인이도 더 단단해질 것"이라며 "또 국가대표팀이라는 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더 멋진 선수, 더 좋은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후배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사과로 인해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계시는 것만큼 대표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더욱더 뭉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입국한 뒤 이튿날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이날 기자회견 후 팀 훈련에도 참여했다. 선수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여기에는 전날 입국한 이강인도 있었다. 이강인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많은 취재진 앞에 서서 사과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을 벌여 '하극상 논란'을 일으켰다.

이강인은 이에 대해 "아시안컵 기간 너무 많은 관심, 너무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 보답해 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며 "모든 분들의 쓴소리가 앞으로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반성을 하는 시간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이어 "이렇게 기회를 주신 황 감독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 팀에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감독도 대표팀을 다독였다. 황 감독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겠다"면서 "태국은 짜임새 있고 기술이 좋은 팀이다. 우리는 홈경기인 만큼 승리를 확신하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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