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행복 순위 143개국 중 52위… 핀란드 7년째 1위

입력
2024.03.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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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국가 상위권 독차지
아프가니스탄 올해도 최하위
한국 행복도 3년째 상승 중

세계 각국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질을 평가해 매긴 행복 점수 순위에서 한국이 143개국 중 52위를 기록했다. 핀란드가 7년 연속 가장 행복한 나라 1위에 올랐고,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유엔이 정한 ‘국제 행복의 날’인 20일 이 같은 내용의 ‘세계행복보고서’(WHR)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갤럽세계여론조사(GWP)가 매년 세계 각국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작성하며, 최근 3년치 데이터를 반영해 점수와 순위를 산출한다. 올해 보고서는 2021∼2023년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올해 한국의 행복 점수는 6.058점(52위)이었다. 2022년엔 57위(5.935점), 2021년엔 62위(5.845점)로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서 한국보다 점수가 낮은 나라는 포르투갈(55위) 그리스(64위) 콜롬비아(78위) 튀르키예(98위) 등 네 곳뿐이었다.

핀란드가 7.741점으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이 2~4위에 올라 북유럽 국가가 상위권을 지켰다. 이어 이스라엘 네덜란드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스위스 호주 순이었다. 미국과 독일은 각각 23, 24위로 2012년 보고서 발간 후 처음으로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동아시아에선 일본이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51위, 중국이 60위였다.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의 행복 순위는 105위로, 러시아(72위)보다 크게 낮았다. 또 팔레스타인의 행복도는 103위였으나, 이스라엘의 행복도는 5위로 최상위권이었다. 2020년 탈레반 재집권 후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사 국가 중 최하위였다.

이번 보고서에선 세대별 행복도도 비교했다. 일반적으로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북미,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최근 젊은 세대의 행복도가 급격히 떨어져 이제는 노년층의 행복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청년층이 소셜미디어로 자존감이 낮아지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주식 및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55세 이상은 부를 누리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고도성장 후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도 60세 이상 노년층의 행복 순위는 36위였지만 30세 미만 청년층은 73위로 크게 낮았다. 한국은 청년층(52위)보다 노년층(59위)의 행복도가 낮았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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