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들고 尹 때린 이재명 "국민 삶 관심 없어… 버릇 고쳐주자"

입력
2024.03.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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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파 875원 합리적 가격" 발언 겨냥
"입법권 넘기면 아르헨티나처럼 될 수도"
"與 90석 얘기는 엄살" 낙관론 경계도


"(대파 한 단 들고) 여러분, 850원짜리 맞습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인천 유세 일정 도중 대파 물가를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 정부는 국민 삶에 관심이 없다"고 일갈했다. 최근 대파 한 단(1㎏) 가격이 평균 3,000원대까지 치솟는 와중에 윤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을 저격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을 방문해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대파를 건네받은 뒤 이같이 발언했다. 이 대표는 "이게 5,000원이라고 한다"며 "국민이 먹고사는 게 어렵고 자칫하면 죽을 것 같은 상황이 되면 최소한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해줘야 하지 않냐"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전날 강원 춘천에서도 사과와 한라봉을 들고 "정말 터무니없는 물가에 우리 서민들이 너무 고통받고 있다"며 "이게 바로 이 정부의 능력"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서민 지원에 인색한 점을 지적하며 "서민들에게 예산을 지원하면 (시장에) 돈이 돈다. 그걸 '소비 승수효과'라고 해요, 이 무식한 양반들아"라고 호통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 나라 국민들이 주인이 아니라 자신이 왕이라고, 지배자라고, 통치자라고 생각해서 그런다"며 "버릇을 고쳐야겠죠. 주인 노릇을 해야 주인 대접을 받는다"고 심판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후 이어진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 방문에서도 윤석열 정권 견제에 힘을 실어 달라고 연신 당부했다. 그는 "이 정권이 만약 1당이 돼서 국회의장까지 차지하거나 심지어 과반수를 차지해서 입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나라의 법과 제도, 시스템까지 다 뜯어고칠 것"이라며 "이렇게 망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아르헨티나처럼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들이 170석, 180석 이야기하다가 90석밖에 못 한다고 '엄살'을 떨고 있다"며 일각의 낙관적 전망을 경계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내내 인천 일대를 누비며 지원 유세에 나섰다. 수도권 지원 유세만 연속 닷새째다. 최근 여권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의 회칼 발언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수도권 위기론'이 나오는 것과 맞물려, 민주당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수도권 표심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21일 텃밭인 광주와 호남을 찾아 지지층을 결집할 예정이다.

우태경 기자
인천= 박선윤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