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이던 혼인 건수가 12년 만에 소폭 반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 온 국제결혼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평균 초혼연령은 더 올라갔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3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3,657건으로 전년 대비 1%(1,967건) 증가했다. 늘었어도 3년째 20만 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40만 건 안팎이던 혼인 건수는 2000년대 들어 30만 건 초반으로 떨어졌고, 2012년부터는 매년 하락해 2022년(19만1,690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 증가분은 국제결혼 덕이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9,717건으로 1년 전에 비해 18.3% 증가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대략 3,000건 늘어난 반면, 내국인 간 혼인은 1,000건 줄었다. 외국인 여성, 남성과의 혼인은 각 22.5%, 7.5% 증가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4세, 여자 31.5세로 전년 대비 각 0.3세, 0.2세 올라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1990년부터 상승 추세다. 남녀 모두 서울에서 초혼연령 평균이 가장 높았다. 경제활동과 결혼 가치관 변화에 따라 20대 후반의 혼인이 특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혼 건수는 9만2,394건으로 전년에 비해 0.9% 줄었는데, 앞서 혼인 건수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평균 이혼연령은 전년과 유사한 남자 49.9세, 여자 46.6세로 10년 전에 비해 각 3.7세, 4.2세 상승했다. 외국인과의 이혼은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혼인 건수 반등이 지난해 역대 최저를 기록한 출산율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혼인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진 혼인과 출산의 관련성이 높다"며 "혼인 건수 20만 건대 회복은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 해당 인구가 전년 대비 3만8,000명 늘어난 점이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