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며 차에 타 음주운전… 관제센터 직원 눈에 딱 걸려

입력
2024.03.19 11:00
시흥시 도시정보통합센터 이금희 주무관 
음주운전 의심자 추적 관찰해 경찰에 신고

식당에서 나와 비틀거리며 벤츠 차량에 탑승한 뒤 차를 몰던 40대 남성이 이를 유심히 관찰하던 관제센터 직원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이 남성은 당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아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19일 경기 시흥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달 19일 0시 20분쯤 시흥시 도시정보통합센터 이금희 주무관은 폐쇄회로(CC)TV 모니터에서 수상한 장면을 포착했다. A씨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인근에 주차된 벤츠 차량 주변을 맴돌다 갑자기 운전석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어 차량을 움직이자, 이 주무관은 곧바로 “누군가 음주운전을 하는 것 같다”며 경찰에 알렸다. 이 주무관은 신고 이후에도 시흥경찰서 112종합상황실과 실시간으로 차량 위치를 공유하며 출동한 경찰이 해당 차량을 빠르게 찾는데 도움을 줬다.

출동한 경찰은 0시 30분쯤 시흥 정왕동의 도로상에서 A씨의 차량을 발견해 정차를 요구했다. 이에 A씨는 불응한 채 차를 몰고 600여m를 달아났다가 막다른 길에 몰리자 차에서 내려 또 다시 줄행랑을 쳤다. 끝까지 뒤를 쫓은 경찰은 150m가량을 더 달려 A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주무관은 “큰 사고 없이 검거 돼 다행이다”며 “시민들이 안심하며 도로를 다닐수 있게 우리 관제센터 직원들이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신조 시흥경찰서장은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이 주무관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주무관처럼 국민 일상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 행동으로 옮긴 사례를 발굴해 알리는 ‘평온한 일상 지키기’ 홍보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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