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축구 대표팀이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앞서 훈련에 돌입했다. 선수 간 갈등, 카드 도박 논란 등으로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를 다잡고, 경기력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선수들은 물론, 황선홍 A대표팀 임시 감독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황 감독은 18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가진 공식훈련에 앞서 취재진에 "우리가 실망시킨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면서도 "선수들이 여러모로 굉장히 부담스러워하고, 심적으로도 많이 어려워하고 있으니 언론과 축구 팬 여러분들께서 선수들이 집중해 경기를 준비하고 치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황 감독은 이어 "(위축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운동장에서는 밝고 유쾌하게 훈련하는 걸 지향하고 있다"며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선수 모두가 합류한 시점에 명쾌하게 얘기하고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이 최근 대표팀 은퇴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황 감독은 "직접 얘기를 들어보고 방법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앞서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아시안컵 이후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저 개인만 생각하면 (대표팀을) 그만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손흥민은 당시 "(대표팀이) 분명히 어수선한 분위기일 것"이라며 "새로운 선수들도 많이 올 텐데, (그들 스스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알고 들어와야 할 것 같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훈련에는 이재성(마인츠), 백승호(버밍엄 시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해외파와 주민규(울산HD) 등 K리거 포함 총 17명이 참여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손흥민, 황인범(즈베즈다)은 이날 오후 입국해 19일부터 훈련에 합류한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홍현석(헨트), 조규성(미트윌란)은 19일 입국할 예정이다.
태국과의 2연전은 21일과 26일에 치러진다. 훈련 기간이 짧은 만큼 대표팀은 남은 기간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평소라면 했을 팬들과의 웰컴 세리머니나 오픈트레이닝 등 행사는 일절 하지 않기로 했다.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주문하면 도리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어서 최대한 단순하게, 집약적으로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이날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참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다. 이번 대회에는 당초 황 감독이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황 감독이 A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게 되면서 명재용 수석코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