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관광지로 이름을 알렸던 설악동 재건사업이 속도를 낸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한 전략으로 바닷가, 수산물 시장과 함께 속초지역 주요 관광자원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강원 속초시는 침체한 설악동을 되살리기 위한 재건사업에 들어간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2020년 사업비 264억 원을 확보한 속초시는 지난해 설악동 재개발을 위한 실시설계를 마무리했다.
설악동은 지난 1980년대까지 수학여행지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관광지와의 경쟁에서 뒤쳐지며 장기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단체보다 개별관광이 주류를 이루는 여행패턴 변화도 설악동 침체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현재 전체 숙박업소와 상가 70% 가까이 문을 닫았고, 일부 건물을 방치되고 있다.
속초시는 폐업한 업소 건물에 벽화를 그려 넣는 미술 거리 조성사업을 시작으로 설악동 재건사업에 돌입한다.
무엇보다 쌍천을 따라 늘어선 소나무숲을 활용한 스카이워크(864m), 목우재삼거리 벚꽃터널을 지나는 산책로(3km) 등 자연경관을 활용한 전략이 눈에 띈다. 산림휴양형 공간을 통해 관광객이 설악동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보자는 의도다.
속초시는 또 야외무대를 포함한 소공원을 여름 휴가철인 7월까지 만들 계획이다. “버스킹을 비롯한 문화 및 휴식공간을 마련해 쉼과 즐길거리 콘텐츠를 채워 넣겠다”는 게 속초시의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설악산 관문에 오랜 기간 방치된 설악산 문화시설 건축물(옛 홍삼체험관)을 되살리기 위한 리모델링 사업을 내년까지 마무리한다. 관광기반을 새로 다져 관광객이 모이면 장기적으로 민간투자로 활성화 될 것으로 속초시는 기대하고 있다.
숙박업소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워케이션(worcation)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속초시에 따르면, 올해 B·C지구 숙박업소 9곳이 3박 4일간 공유 오피스와 아침식사 등을 제공해 일과 휴식을 함께하려는 직장인 유치에 나선다. 설악동에선 지난해 8개 업소가 워케이션에 참여해 직장인들에게 힐링공간을 제공했다. 관련 업계에선 맑은 공기가 있고 먹을거리, 바닷가 등 설악산과 속초가 가진 장점을 활용하면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강원 워케이션 인식조사와 한국관광공사 빅데이터 기반 자료를 보면, 속초시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워케이션에 관심을 보이는 직장인 상당수가 휴양형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였다. 3년 뒤 서울에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개통도 호재다. 이병선 시장은 “설악동 재건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 해안 중심의 관광산업을 내륙까지 확장해 산과 바다의 매력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관광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