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빅리그 진출 후 첫 방한 경기에서 두 타석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타니가 체면을 구기긴 했어도 다저스의 정예 멤버들이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여, 고척 스카이돔을 찾은 1만4,671명의 야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서울 시리즈’ 방한 선수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오타니는 17일 열린 키움과의 연습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상대 투수는 미국 무대에서 수차례 맞대결을 펼친 적 있는 아리엘 후라도였다. 당시에는 후라도가 22타수 4피안타(오타니 타율 0.182)로 우위를 점했다.
둘의 첫 '고척 맞대결'은 1회초 1사에 성사됐다. 오타니는 초구와 두 번째 공을 파울로 걷어낸 뒤 3구째 변화구와 4구째 직구를 지켜봤다. 침착하게 승부를 이어가던 그는 2볼 2스트라이크에 들어온 시속 147.7㎞의 싱커에 방망이를 냈지만 헛스윙으로 돌아섰다.
오타니는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1· 3루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날아온 시속 146.8㎞의 직구에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강하게 방망이를 돌렸지만 공은 포수 미트에 꽂혔다. 예정된 두 타석을 소화한 오타니는 4회 세 번째 타석을 앞두고 대타 헌터 페두치아와 교체됐다.
비록 출루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박수를 치며 오타니의 성실한 플레이에 화답했다. 다저스 선수들도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며 14-3 대승을 합작했다. 1회초 오타니 후속타자인 프레디 프리먼이 우측 전광판을 맞히는 대형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선취점을 따냈다. 2회초에도 두 타자 연속 볼넷을 얻어낸 뒤 제이슨 헤이워드가 적시 2루타를 때려 추가점을 올렸고, 후속 타자 개빈 럭스의 2루 땅볼 때 3루주자가 득점하며 3-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3회초 1사에서 연속 안타를 만들어내며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반면 키움 타선은 다저스 선발 마이크 그로브에게 꽁꽁 묶이며 2회까지 단 한 명도 출루하지 못했다. 키움의 첫 안타 주인공은 송성문이었다. 그는 3회말 1사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알렉스 베시아에게 우전 안타를 생산했다. 첫 득점은 4회말에 나왔다. 무사 2루에서 최주환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1-4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5회초에만 안타 4개와 볼넷 3개를 골라내며 4득점을 올렸고, 7회에도 5점을 추가하며 13-1로 도망갔다. 키움은 7회말 송성문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샌디에이고가 팀 코리아(국가대표)에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비록 패했지만, 류중일 전임 감독 체제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정예멤버로 나선 샌디에이고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선전했다. 안타를 4개 내줬지만 장타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선발 문동주(한화)의 폭투로만 1점을 내줬다. 대표팀은 문동주 뒤에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삼성)의 호투로 안정감을 찾았고, 타선에서는 윤동희(롯데)가 4타수 2안타, 문보경(LG)이 2타수 2안타 1볼넷 1도루로 활약했다.
3년 만에 친정팀 키움의 홈 구장에서 경기를 펼친 김하성(샌디에이고)은 5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3회말 2사 1루에서 안타를 생산하며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고우석(샌디에이고)은 등판하지 않았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각각 팀 코리아와 LG를 상대로 한 차례 더 연습경기를 치른 뒤 20~21일 MLB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