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으로 바꾸세요" 서울 여학교·남학교에 3년간 7억 지원

입력
2024.04.01 15:30
서울교육청, 단성 중고교 '공학 전환' 지원안 발표

서울 소재 중·고교 셋 중 하나꼴인 남학교 및 여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 3년간 총 7억 원가량을 지원받게 된다. 단성학교가 많은 지역에서 학생의 학교 배정 여건이 악화하거나 공학 학교의 성비 불균형이 심화하고, 학령인구가 줄어 단성학교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단성학교(남학생 또는 여학생만 다니는 학교)에 남녀공학 전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중장기 남녀공학 전환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도부터 남녀공학으로 운영하려는 단성학교로부터 오는 5월 말까지 전환 신청을 받은 뒤 전환 적정성, 학생 배치 계획 등을 살펴 7월 중 지원 대상 학교를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의 단성 중·고교는 241개교로 관내 전체 중·고교(708개교)의 34%를 차지한다. 단성 중학교가 90개교(중학교의 23.1%), 단성 고교가 151개교(고교의 47.5%)다.

남녀공학 전환 학교는 3년에 걸쳐 총 6억 원을 운영비로 지원받는다. 학교는 이를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 쓸 수 있다. 공학으로 전환하면 학생 생활지도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학생 상담 인력을 채용하도록 1개교당 3년간 총 9,000만 원의 인건비가 지원된다. 전환 학교에 대한 화장실·탈의실·보건실 등 시설 개선비 지원 사업은 계속된다. 시교육청은 학교별로 적기에 사업비를 집행하도록 신청 및 지원 체계를 보완할 예정이다.

단성학교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상당수 학생이 원치 않게 집에서 먼 학교를 배정받고, 인근 남녀공학 학교는 성비 불균형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배정을 기피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단성학교는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남녀공학이 양성평등교육 실현이나 교육성과 향상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전환 유도 정책의 배경이다.

시교육청 학교지원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남학교나 여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중·고교는 2021년과 2022년 각 1개교에서 지난해 장충고(옛 남학교)와 상일여중 등 5개교로 늘었다.

손현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