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 호남에 전 지역구 '도전장' 내민 국민의힘, 제주도에선 민주당 20년 불패 깨질까

입력
2024.03.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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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민주당 이탈자 무소속 출마로 판세 변화
'올드보이' 박지원·정동영·이정현이 관전 포인트
여, 광주·전남북·제주 각각 1석 확보가 목표 
강원도, 춘천 원주에서 여야 격전 예상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와 전남·북은 경선에 불복해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과 16년 만에 전 지역구에 후보자를 내세운 국민의힘의 선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원도에선 국민의힘이 8개 지역구를 싹쓸이하겠다고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춘천과 원주 등 격전지에서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민주당과의 접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20년간 의석을 독식해 온 제주에서는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독주를 저지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민주당의 공천 잡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심판론 분위기가 워낙 공고해 광주의 지역구 8석은 민주당이 싹쓸이할 공산이 크다는 게 대체적 예상이다. 이런 기류 속에도 탈당한 전 민주당 대표들이 각각 출마를 선언한 광산을과 서구갑은 좀 다르다. 광산을은 "제 운명을 광주 시민에게 맡기겠다"고 호소하고 있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친명계 민형배 의원이 맞붙는다. 서구갑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출사표를 내면서 관심 지역구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비명계 송갑석 의원을 꺾은 조인철 전 광주시 경제부시장이 나선다.

전남 10개 지역구에서 최고 격전지는 '순천·광양·곡성·구례'가 꼽힌다. 순천은 민주당 당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국민의힘, 개혁신당, 진보당까지 호남 교두보로 삼고 있는 지역이다.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선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 4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사천' 논란을 빚은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공천됐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한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선 김문수 당 대표 특별보좌관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며, 개혁신당에선 국민의힘 시절 청년으로 당 대표에 도전, 전국적 인지도를 높인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 위원장, 국민의힘은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진보당은 이성수 도당위원장,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신성식 전 수원지검 검사장이 무소속으로 나서는 등 다자구도로 치러진다. 전북 최대 격전지는 지난 10년간 보수당, 민주당, 진보당이 돌아가며 국회의원을 배출한 전주을이다. 2명의 현역 의원인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과 강성희 진보당 의원에게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반윤'을 대표하는 민주당 후보로 대결한다. 5선에 도전하는 올드보이들의 귀환도 눈에 띈다. 전북 전주병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도전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현역 의원을 꺾고 지역구 탈환을 노리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청이 있는 ‘지역정치 1번지’ 춘천·철원·화천·양구갑(춘천갑)에선 수성에 나선 민주당 허영 후보에 국민의힘 김혜란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 허 후보와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지낸 법조인 김 후보의 대결이라는 점이 관심거리다. 원주갑도 접전이 예상된다. 3선 시장 출신 민주당 원창묵 후보와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2년 전 보궐선거에선 박 후보가 15.59%포인트 차로 승리했지만 원 후보는 2년 전과는 밑바닥 민심과 정치지형이 달라졌다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에서 민주당 허필홍 후보와 붙는다.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동해안 벨트인 강릉은 여당 실세로 5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권성동 후보에 맞서 민주당 김중남 후보 등이 나선다.

제주지역 최대 관심사는 6회 연속 민주당의 독식을 국민의힘이 저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지난 17대 총선(2004년) 때부터 제주는 20년간 민주당이 의석을 독차지했다. 제주시갑은 현역인 송재호 민주당 의원이 탈락하고,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본선에 진출했다. 국민의힘에선 예상을 깨고 고광철씨를 전략공천했다. 격전지로 서귀포시가 꼽힌다. 3선에 도전하는 위성곤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정치신인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이 맞붙는다. 지난 대선에선 제주시 전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선 반면, 서귀포시 지역은 대정읍 등 3개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근소하게 앞섰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박경우 기자
광주= 안경호 기자
순천= 김진영 기자
전주= 김혜지 기자
춘천= 박은성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