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정치는 책임"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거푸 졌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때 서울 서초을 출마를 결심했다. 민주당이 한번도 이기지 못한 난공불락의 험지다. 3선(서울 중성동갑) 국회의원, 정책위의장, 원내대표를 지내며 정치적 내공을 쌓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그는 "경쟁이 없는 정치는 정체하기 마련"이라며 "서초을을 대한민국의 품격 있는 정치 변화 1번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왜 서초을인가.
"책임 정치 차원에서 총선 불출마까지 고민했다. 그러나 어려운 지역에 도전하는 게 더 의미 있겠다 싶었다. 강남·서초구 인구가 100만 명이다. 송파구까지 합치면 160만 명으로 충북도와 맞먹는다. 2010년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불과 0.6%포인트 차이로 졌는데 새벽에 서초구 개표함이 열리면서 결과가 뒤집어졌다. 강남3구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결국 큰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없다. 서초을에서부터 의미 있는 교두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혼 이후 출마(중성동갑) 전까지 서초을에 살았던 개인적 연고도 작용했다."
-지역 민심은 어떤가.
"1988년 강남에서 서초가 분리됐을 때만 해도 경제·사회 등 도시 인프라나 주택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후 강남은 골고루 발전이 이뤄진 데 반해, 서초는 조금 정체돼 있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잠실 쪽으로 매머드 개발 계획이 추진되니까 이러다 '강남 서초'가 아니라 '강남 송파' 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다. 서초구가 대한민국 소위 1·2등 자치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정치인 중에 기억 남는 사람도 없지 않나. 김덕룡 전 의원(한나라당)이 5선을 하고 은퇴한 뒤로 초·재선 의원들만 있다보니 힘이 안 실렸다. 한 정당을 향한 일방적 지지가 지역 발전에는 독으로 작용한 거다. 주민들도 이번엔 좀 바꿔야겠다고 말씀하신다."
그는 지역구에서 '미다스의 손'으로도 꼽힌다. 성수동을 젊은이들의 핫플이자, 대한민국의 신흥 부촌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에 양재동과 우면동을 제2의 성수동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익표만의 서초 발전 구상은.
"강남에 비해 서초의 자부심은 문화예술과 자연친화적 도시 환경이다. 앞으로 도시 경쟁력은 거주인구가 아닌 생활인구가 만든다. 성수동 신드롬도 서울숲 주변으로 공방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모여들며 시작됐다. 시민의숲 일대를 모멘텀으로 양재동, 우면동 일대를 성수동 모델을 적용해 볼 생각이다. 섬처럼 고립돼 있는 예술의전당 일대 주변도 지역사회와 밀착시켜 문화 중심 거리로 발전시키겠다. △맞춤형 고급타운하우스 형태의 재건축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교육환경 현대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도 빼놓을 수 없는 숙원사업이다."
-민주당 공천이 여전히 시끄럽다.
"매를 먼저 맞았다. 공천 결과보다는, 절차와 과정이 문제였다는 점에서 아쉽다. 저를 포함해 지도부가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
-정봉주 전 의원 공천을 취소했다.
"앞으로 정치인들에게 유튜브 등 SNS 정치는 독이자 약이 될 거다. 인지도를 높이고 자기 팬덤을 만드는 데 장점은 있지만, 거기서 내뱉었던 거친 말들이 선출직 공직자가 되는 데 허들이 될 거다."
-양문석 후보 등 막말 이력이 계속 논란인데.
"이제는 지도부가 아니라 민심이 판단할 거다. 부정적 여론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당장 현장에서 뛰는 후보자들이 큰일 났다고 하소연하면서 지도부에 압박이 들어온다. 말실수나 돌발상황에 어느 쪽이 더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조국혁신당은 호재인가 악재인가.
"둘 다라고 본다. 민주당 비례 표를 잠식하는 건 손해라 걱정스럽다. 그러나 민주당 공천 내홍 탓에 흐려진 정권심판론을 부각하고 재활성화시켜 여당의 지지율 상승을 막아준 건 긍정적이다. 중도층 어필에도 나쁘지 않다. 여러 의혹이 있는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조국 전 장관만큼 수사를 받았나 하는 비교 잣대를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그들이야말로 무풍지대, 특권층이구나. 윤석열 정권이 말하는 공정과 상식도 '내로남불'이구나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이종섭 주호주대사 논란이 커지는데.
"국민들이 보기에도 비상식적인 거다. 한동훈 위원장은 '공수처가 언제든지 부르면 올 거다'라고 했는데, 여전히 검사식 문제적 마인드 아닌가. 대사는 대통령을 대신해 파견된 고위 공직자다. 주요 행사에 나라를 대표해 참석해야 하는데 조사 때마다 온다는 게 얼마나 웃긴 발상인가. 처음부터 문제가 없는 사람을 보내는 게 맞지. 이미 외교관으로서 정상적 업무를 수행하기 나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