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이 2019년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 당시 입법회(의회) 청사를 점거한 시위대에 최대 6년 징역형의 중형을 선고했다.
16일(현지시간) 홍콩 공영방송 RTHK와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홍콩 법원은 이날 입법회 청사 점거·기물 파손 혐의를 받은 12명의 당시 시위자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들 중에는 홍콩과 대만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배우 그레고리 웡과 정치 활동가인 벤투스 라우, 오웬 차우 등이 포함됐다.
앞서 홍콩의 중국 반환 22주년이었던 2019년 7월 1일 수백 명의 시위대는 입법회 청사에 난입, 낙서를 하고 창문을 깨며 홍콩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장악 시도에 대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날 법정에 선 12명은 시위 개입 정도에 따라 48~82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현장에서 기물 파손을 주도한 람 캄 콴에게는 가장 무거운 6년 10개월 형이 내려졌다. 배우 웡은 당시 시위 현장에 5분도 머물지 않은 점이 인정됐는데도 6년 2개월 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입법회 난입의 상징성과 이 행동이 사회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12명 외에도 현장에 있었던 전직 기자 2명은 1,000~1,500홍콩 달러(약 17~25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시위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이듬해인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 제정을 밀어붙여 홍콩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강화했다. 홍콩 행정부 또한 최근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외부 세력과 결탁한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국가안전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홍콩 법원이 시위 가담자에게 중형을 선고한 것 역시 홍콩 민주화 세력을 향해 '정부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를 엄벌하겠다'고 경고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