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민간 투자, 미국의 44분의 1...밸류 체인 꼼꼼히 분석해야"

입력
2024.03.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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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2024년 글로벌 기술 트렌드 전망 보고서


한국의 인공지능(AI) 민간 투자액이 미국의 44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 주자인 한국은 AI 밸류체인 분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무협은 17일 '2024년 글로벌 기술 트렌드 전망' 보고서를 냈다. 무협은 보고서에서 AI가 과거 전기가 그랬던 것처럼 범용 기술이 됐다고 분석했다. 로봇,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최신 산업군 전체에서 생성형 AI가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무협은 "인공지능은 하나의 산업 카테고리가 아닌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메가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무협은 클라우드나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제품 탑재형 AI'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무협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도 속도가 붙어 'AI 칩셋'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한국의 AI 투자는 미국과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진다는 점이다. 스탠퍼드대 연구 결과, 2013~2022년 기준 한국의 민간 부문 AI 투자 누적액은 56억 달러(세계 9위)이지만 1위 국가인 미국의 2,489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44배의 격차를 보였다. 무협은 "AI 분야의 후발 주자인 한국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하며 이끌고 있는 AI 시장에 진입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협은 이에 AI 밸류 체인을 철저히 분석해 가장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야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AI 기술과 도구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지원 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전윤식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AI의 활용은 IT 기업만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서도 적극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수출 기업도 새로운 가치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 도입은 물론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등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