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교체 필요성을 거론한 민주당 상원 1인자의 발언을 놓고 "좋은 연설"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공격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네타냐후 정권을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전날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의회 연설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많은 미국인이 공유하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슈머 원내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민간인의 과도한 희생을 초래했고, 그것은 이스라엘을 국제사회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의 지지를 받는 지경으로 몰아넣었다"며 "이스라엘은 외톨이가 되면 생존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매우 많은 이스라엘인이 정부의 비전과 방향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개전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네타냐후 내각을 전폭 지지해 왔지만, 전쟁 장기화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 문제를 놓고 인도주의 비판이 거세지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무슬림 등 지지층 이탈 조짐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방송 인터뷰에선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이스라엘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를 끼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전시 내각 회의에서 라파에서 펼칠 군사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 마지막 피란처 라파를 장악해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완전한 축출이 가능하다는 게 이스라엘 입장이다. 하지만 라파에는 약 140만 명의 피란민들이 몰려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알렉산더 샬렌베르그 오스트리아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라파의 민간인들이 해를 면하게 될 뿐 아니라, 해를 면한 뒤 피난처·음식·의료·의복 등을 제공받으며 적절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분명하고 실행가능한 계획을 봐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