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중립기구' 한은 끌어들인 김은혜... 만나 준 이창용

입력
2024.03.15 18:21
한은 노조 "중립성 훼손" 규탄 성명

김은혜 국민의힘 성남분당을 예비후보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면담 사진을 선거운동에 활용해 한은의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유희준 한은 노조위원장은 '한국은행을 총선용 선전도구로 사용하지 말라'는 성명서를 내고 김 후보와 이 총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대한민국의 건설경기를 살리고, 1기 신도시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절실하다"며 이 총재 면담 사진을 편집해 올렸다.

마치 이 총재가 김 후보 공약에 동조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처럼 비칠 소지가 있다. 유 위원장은 "본인이 출마하려는 지역구의 재건축 여건 개선을 위해 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총재를 면담하고 금리 인하를 요구한 사실을 알리는 행위는, 높은 물가 수준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계부채에 고삐를 죄기 시작한 금융당국의 안정화 의지를 꺾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물가와 가계부채 안정을 위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의 처신도 꼬집었다. 유 위원장은 '직원은 관련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 및 여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한은 취업규칙을 언급했다. 이어 "지역구 이익을 추구하며 당선을 위해 금리 인하 요구를 하는 총선 후보에게는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만한 면담 등 일말의 여지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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