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야권 비례 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5일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에 대한 연합정치시민회의(시민사회) 비례대표 후보 재추천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민사회 측은 이에 거세게 반발,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 상임위원 10명이 전원 사퇴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날 5차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열고 "임 전 소장에 대한 판정을 번복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지 않아 부적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지난 13일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4순위 후보로 추천된 임 전 소장에 대해 '양심적 병역 기피'를 이유로 부적격 통보했다. 시민사회 측에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새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시민사회 측은 이날 오전 "다른 후보를 추천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임 후보를 다시 추천하기로 만장일치로 정했다"고 공관위 요청을 거부했다.
시민사회 측은 이에 더해 국민추천심사위 상임위원 10명이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 공관위 결정을 "국민 눈높이를 저버린 부적격 판단"이고 "연합정치 정신을 훼손한 태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 측 관계자는 "(위원들의 사퇴로) 심사위원회는 사실상 해체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재추천 계획을 묻는 질문엔 "(계획이) 없다"고 했다. 임 전 소장은 2004년 양심적 병역 거부(병역법 위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실형을 살다가 이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시민사회 측 갈등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시민사회 측은 '국민 오디션'으로 뽑은 4명의 추천 후보 중 3명(전지예·정영이·임태훈)이 중도에 물러나면서 감정의 골이 더욱 깊다. 사퇴한 '전지예·정영이' 두 여성 후보를 대신해 새로운 후보로 추천된 이주희 변호사(여성 2번)도 과거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 전력과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출마 경험 등이 재조명돼 논란의 불씨 또한 여전하다.
다만 연대 파기로까지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초선·광주 동남갑) 의원은 이날 시민사회 측 상임위원들이 전원 사퇴한 데 대해 "후보 추천 이후 후속 절차를 종료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연대 파기로 받아들이진 않는다"고 했다. 시민사회 측 관계자도 "연대 파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소장의 자리는 민주당 추천 인사가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의원은 민주당 쪽 추천 인사로 충원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를 해보고 상황에 따라 논의할 것"이라며 "(22일 끝나는) 선관위 후보 등록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