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상당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내 반도체산업을 지원하는 '반도체·과학법(칩스법)' 보조금 지급을 두고 미 상무부와 협상을 벌여왔다. 미국은 지난 2022년 자국 내 반도체 신규 투자 기업에 보조금 총 520억 달러(약 69조1,090억 원)를 지급하는 칩스법을 제정했다.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등 최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280억 달러(약 38조1,860억 원)의 직접 보조금 지원액이 책정됐다.
2021년부터 미국 텍사스주(州)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 규모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짓고 있던 삼성전자도 보조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미국이 인텔 등 자국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몰아주는 정황이 포착되며 지급 규모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날 알려진 보조금 액수는 일단 당초 예상을 상회했다. 지난 8일 블룸버그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보조금 50억 달러(약 6조6,350억 원)를 지급받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는데, TSMC의 미국 신규 투자액은 400억 달러(약 53조1,160억 원)에 달한다. 미국 투자 액수가 TSMC 절반에도 못 미치는 삼성전자로서는 보조금 규모가 25억 달러 선에도 미치지 못하리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TSMC보다 10억 달러 많은 60억 달러를 받을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블룸버그는 "60억 달러 지원 계획은 예비적인 합의일 뿐이며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장 환영하기에는 이르다. 무엇보다 이날 삼성전자가 미국에 상당 규모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규 투자 금액을 두고 이목이 집중된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는 60억 달러 이상 지원금을 통해 삼성전자가 텍사스 신규 공장 이상으로 추가 투자를 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추가 투자가 어디에 위치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TSMC의 미국 투자액을 상회할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60억 달러를 지원받게 된다면 추가 투자액도 23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 보조금 규모는 설비 투자의 5~15%를 지원한다는 게 미국 상무부 지침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총투자액이 기존 170억 달러를 포함해 400억 달러는 돼야 최대 15%인 60억 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미 상무부는 블룸버그 보도에 논평을 거부했다.
미국의 보조금 지원 발표는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반도체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지원하는 등 3개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의 보조금 지급 계획이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라며 "인텔은 직접 보조금과 대출 지원 등 총 100억 달러(약 13조 2,910억 원)를 지원받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