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선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해임처분 효력정지 결정이 14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권 이사장은 MBC 최대주주(지분 70%)인 방문진 이사장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권 전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집행정지 소송에서 원고의 신청을 인용한 원심을 이날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해임 처분의 효력은 권 이사장이 제기한 '본안 사건의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권 이사장의 임기는 8월 12일까지라서, 사실상 임기를 모두 채울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21일 권 전 이사장을 해임했다.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하고 MBC 사장 선임 과정에서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였다. 권 전 이사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처분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집행정지 신청을 담당한 1∙2심 재판부는 모두 권 이사장 손을 들어줬다. 1심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은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건 단순히 보수를 받지 못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안에서 이기더라도 금전적 보상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며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날 "보궐이사로 임명된 김성근 이사의 후임 임명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권 이사장의 신청도 받아들였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도 권 이사장과 비슷한 시기 해임된 야권 측 김기중 이사의 집행정지에 대한 방통위의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