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자유의 방패(FS)'가 11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고강도의 대규모 훈련이었다는 평가에도, 미 전략자산은 끝까지 보이지 않았고 북한 역시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14일 국방부 및 군에 따르면, FS는 4일부터 14일까지 11일간에 걸쳐 휴일 없이 진행됐다.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을 지난해보다 두 배인 48차례 실시하고, 유엔사 회원국들도 참관하는 등 내실을 갖춘 훈련이었다는 평가다. 북한의 핵위협과 관련해 한미가 수립 중인 새로운 작전계획(작계) 일부도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작계는 북한 핵사용 징후 탐지, 핵사용 억제 및 방지, 핵 공격 시 대응 등으로 세분됐는데, 이번 연습에선 핵 공격 이전 상황까지 상정해 연습했다.
다만 북한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없었다. 지난해 전반기 FS에서는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연합공중훈련을 위해 한반도 상공에 진입했다. 직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기도 했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 등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증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미동맹을 단적으로 보이는 FS에 전략자산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한 역시 예년 한미훈련 때와 달리 ‘로키(low key)’로 대응했다. 훈련 기간 중 남쪽을 향해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을 시도하고, 7일 방사포와 자주포 수십 문을 동원한 포사격 훈련을 실시한 정도가 그나마 '무력 도발'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탄 발사는 없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미지메이킹'에 주력했다. 북한군 특수전 부대 훈련을 현지지도하며 직접 소총을 들었고, 훈련 막바지인 13일에는 ‘조선인민군 땅크(전차)병 대련합부대간 대항훈련경기’를 지도하며 신형 전차에 탑승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완성하면서 올해부터는 대포와 전차 등 재래식 무기 점검에 주력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FS는 종료됐지만 우리 군은 추가 훈련에 착수했다. 육군은 다음 달 초까지 야외기동훈련 ‘타이거 훈련’을 계속해 실시한다. 일부 단독 훈련에는 주한미군 병력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FS 기간 보이지 않았던 미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일 연합훈련도 예상된다. 앞서 한미일은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선언으로 3국 연합훈련 정례화에 합의했다. 핵추진항공모함 등 미 전략자산이 한반도 인근 공해상에서 우리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펼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르면 내주 중 훈련이 실시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