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도 여성 징병제 도입… 노르웨이, 스웨덴 이어 유럽 세 번째

입력
2024.03.14 16:15
프레데릭센 총리 “전쟁 피하기 위해 재무장”
러시아발 안보 위기 속 복무 기간도 연장

덴마크가 변화한 안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정식 실시되면 2015년 노르웨이, 2017년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P통신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여성 징병제 도입과 징집병 복무 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국방 정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덴마크군은 직업군인 7,000~9,000명과 의무 복무 기간 동안 기본 군사 훈련을 받는 징집병 4,700명으로 구성돼 있다. 덴마크 남성들은 18세가 되면 군에 입대해 4개월간 복무해야 한다. 하지만 지원자가 충분해 모든 남성이 군에 가지는 않으며,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덴마크 여성은 현재도 자원하면 군 복무를 할 수 있으며, 전체 병력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여성 징병제 도입과 함께 복무 기간도 남녀 모두 11개월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2028년까지 최대 6,000명으로 구성되는 보병여단을 창설하고 지상 대공망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4%가량을 국방비로 사용했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목표치인 2% 달성을 위해 향후 5년간 54억 유로(약 7조7,700억 원)를 증액할 계획이다.

덴마크의 군사력 강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역내 안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국제질서가 도전받는 상황”이라며 “전쟁과 파괴, 고통을 원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재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덴마크 정부가 “완전한 양성평등을 원한다”고 밝혔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도 “이번 국방 정비 계획은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러시아가 덴마크에 위협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는 올여름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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