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총장들 "의대생은 강의실 돌아오고, 정부는 출구전략 마련해야"

입력
2024.03.14 15:20
10개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 호소문
"서로 믿고 해결책 찾을 대화의 장을"

주요 국립대 총장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4주째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향해 학교와 병원으로 복귀할 것을 호소했다. 집단사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의대 교수에는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정부에 의료공백 사태를 진정시킬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0개 국립대 총장으로 구성된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협의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동맹휴학 신청과 수업 거부에 나선 의대생들에겐 "집단 수업 거부로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 개인 학업 성취와 학위 취득에 영향을 주고 미래 의료 현장에도 심각한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의실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면서 여러분의 주장을 펼쳐달라"고 했다.

전공의에는 현장 복귀를,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의대 교수와 전임의에는 집단사직 자제를 호소했다. 협의회는 "전공의 집단 사직은 이미 많은 병원에서 심각한 진료 공백을 야기하고 있다"며 "전임의와 교수진의 추가 사직이 이어진다면 의료현장 혼란을 더욱 악화시키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 위협이 될 것"이라 했다.

정부를 향해선 의대 증원에도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출구전략' 마련을 요청했다. 협의회는 "의대 정원 확대 후 재정·환경적 개선뿐 아니라 선진화된 기초·임상교육 과정의 안정적 운영, 실습 기자재 및 교수 인력 확보, 고도화된 임상실습 환경 구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학생이 늘어나는 내년도 예산 편성부터 의대 교육환경 구비를 위한 구체적인 예산 확보 및 실행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요청했다.

총장들은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라면서 의정 간 대화의 장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의료계는 사회적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입장과 우려를 솔직하게 공유하고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