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미국 물가… 2월 CPI, 1월보다 높은 3.2%

입력
2024.03.12 23:00
13면
시장 예상도 상회… 3%대서 정체 양상
금리 인하 신중론 커질 듯… “6월 기대”

미국의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2월 수치가 1월보다 소폭 올랐고,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 대비 3.2% 상승했다. 1월 CPI 상승률(3.1%)보다 약간 증가한 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1%)도 상회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4%로 1월(0.3%)보다 커졌지만 전문가 예상치(0.4%)에는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CPI 상승세 또한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전년 대비 3.8%,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를 0.1%포인트씩 웃돌았다.

미국 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정점(전년비 9.1%)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하다가 지난해 6월부터 3%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몇 달간은 등락을 거듭 중이다. 작년 10월 3.2%, 11월 3.1%, 12월 3.4%, 올 1월 3.1%, 지난달 3.2% 식이다. 연준 목표권은 2%대다.

2월에도 CPI를 주로 밀어 올린 것은 주거비다. 1년간 상승률의 경우 1월(6.0%)보다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5.7%로 높았고, 1년간 전체 상승률 기여도가 3분의 2에 이르렀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35%를 차지한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월에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신중론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본격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현재 시장이 예측하는 첫 금리 인하 시기는 6월이다. 이날 CPI 발표 전 로이터통신은 5~11일 경제학자 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3분의 2(72명)가 6월 첫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끈적한 물가 상승세가 확인된 만큼 강세장인 증시도 영향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때까지 출렁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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