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는 후쿠시마 시찰, 일본은 거액 지원… 일본·IAEA 갈수록 밀착

입력
2024.03.12 18:00
IAEA 수장, 오염수 방류 후 처음 방일
일본, IAEA에 259억 지원… "안전성 홍보"

일본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지 반 년 만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때맞춰 IAEA에 수백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오염수의 안전성을 보증해 온 IAEA와 일본 정부가 갈수록 밀착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 외무성의 초청으로 사흘 일정으로 12일 일본을 방문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 시작된 오염수 방류를 한 달여 앞두고 지난해 7월 초 방류가 사실상 안전하다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전달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바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회담하며 일정을 시작했다. 14일에는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만날 예정이다. 13일에는 후쿠시마 원전을 찾아 오염수 방류 상황을 직접 확인할 예정이다. IAEA는 오염수 방류에 대해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철회' 요구 강화할 듯

일본은 IAEA의 설명을 보증 삼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을 국내·외에 홍보해 왔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지난 7일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후쿠시마 원전 폐로 진행 상황 및 처리수 방류 상황' 브리핑에서 "IAEA 평가 결과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고, 일본 정부 관계자도 "IAEA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분석을 독립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그로시 사무총장 방문을 계기로 중국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관측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하루 전인 11일 중국을 향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규제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NHK는 "일본 정부는 국내외에 안전성을 알리는 동시에 수입 금지 조치 철회를 끈질기게 요구할 것"이라고 짚었다.

일본 정부는 IAEA에 29억 엔(약 259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우크라이나 원전의 안전 관리와 태평양 도서국의 해양 환경 모니터링 구축 지원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요미우리는 이에 대해 "해양 환경 모니터링 구축 지원은 태평양 도서국의 처리수 방류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려는 게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