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등 성장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안덕근 장관 주재로 열린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에서 올해 핵심 과제들을 점검하고 이 같은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①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빅3와 ②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엔켐 등 소재 기업 ③현대차 ④고려아연 등 총 11개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차세대 배터리란 기존 소재와는 다른 물질을 사용해 배터리 성능‧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이차전지로 현재 상용화된 리튬 이온 전지의 기술적 한계가 발견되면서 업계 전체를 이끌 유망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이용해 화재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여 전기차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028년까지 전고체, 리튬메탈, 리튬황 배터리 등 친환경 모빌리티용 고성능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에 총 1,172억3,000만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개별 기업이 모든 기술을 개발하고 적정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어려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정부 과제를 통해 관련 생태계를 폭넓게 육성하려를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해 2026년까지 총 233억 원을, 나트륨 배터리 기술 개발에 2027년까지 총 282억 원을 투입하는 등 보급형 배터리 기술 개발 사업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설비 투자 7조1,000억 원을 포함해 총 9조 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4680(지름 46mm·길이 80mm) 원통형 배터리를 8월부터 충북 청주시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양산한다. 포스코퓨처엠은 경북 포항시에 인조흑연 생산 공장을 추가 착공하는 등 개발·소재·재활용 분야의 배터리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투자한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최근 중국 업체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잠식하는 등 배터리 시장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추진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은 점유율 25.8%를 차지하며 1위에 오르는 한편 에너지 밀도 500와트시(Wh/kg) 이상의 반고체 전지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안 장관은 민관이 함께 풀 과제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보급형 제품 개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통상현안 대응 △국내 투자를 통한 공급망 자립화 △배터리 전주기 순환 체계 구축 등 5대 과제를 제안하면서 "민관 얼라이언스를 시작으로 민관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