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외교부와 법무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해외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이들 부처가 관여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하면서 '수사 외압' 이슈를 고리로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과 관련해 유관 국회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관련 내용을 따지고, 법적 검토 이후엔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56명 전원 명의로 이종섭 특검법을 12일 발의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수사 외압’ 의혹으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에서 지난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전날 호주로 출국했다. 민주당은 탄핵 추진에 앞서 두 장관 및 관계자 전원을 수사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홍 원내대표는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초유의 사태"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는 우리 헌정사상 그리고 외교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미 '채 상병 특검법'이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다음 달 4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며 "총선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사 외압' 관련 인사들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부분에도 맹공을 퍼부었다. 사건 당시 국방부 차관이었던 신범철 후보는 경기 천안갑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던 임종득 후보는 경북 영주영양봉화에서 공천을 받았다. 홍 원내대표는 "수사 핵심 피의자들이 대사로,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 등으로 뽑기를 펼쳐준 것"이라며 "모든 것이 수사 외압의 몸통은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