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명단 발표 하루 전까지 K리그 직관한 황선홍...'어유대' 깰까

입력
2024.03.10 17:00
11일 A대표팀 선수 명단 발표
황선홍, 1일부터 K리그 경기 4차례 관람
아챔까지 총 5경기 직접 보며 선수 관찰

황선홍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A대표팀 선수 명단 발표 하루 전까지 프로축구 K리그 경기를 직접 관람하면서 '어유대(어차피 유럽파가 대세)'를 깰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 감독은 10일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K리그가 막을 올린 1일 전북현대와 대전하나시티의 경기를 시작으로, 2일 광주FC-FC서울전, 9일 수원FC-전북전까지 사실상 경기가 열리는 날마다 경기장을 찾아다녔다. 5일에는 울산HD와 전북의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관람하기도 했다.


유럽파 공백 발생... 황 감독, 발표 하루 전까지 K리그 관람

황 감독은 11일 A대표팀 선수 소집 명단 발표를 앞두고 하루 전까지 K리그 경기장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계에선 '이번에야말로 K리거들이 대거 등판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현재 유럽파 선수 중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소속팀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주부터 6주간 회복기를 갖고 있어 이번에는 소집 가능성이 낮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팀 내 갈등으로 인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황선홍호' 탑승이 불명확한 상황이다.

특히 이강인의 경우 대표팀 선발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아 황 감독의 고민이 깊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과 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 40.7%가 이강인의 대표팀 선발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팀 내 비중과 실력 등을 고려해 발탁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46.9%에 달했다.

이런 와중에 대한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 티켓 예매 포스터에서 이강인을 제외시켰다.


"대표팀 향한 간절함 강해"... 기회 엿보는 선수들도 나와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한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워하지만, 일부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승우(수원FC)가 대표적이다. 이승우는 9일 황 감독이 직관한 전북과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4명을 제치고 골을 넣는 활약을 펼친 뒤 "황 감독님이 오시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새로운 감독님께 (나를) 보여주고 싶어서 전날 잠도 잘 못 잤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을 향한 간절함과 (대표팀에) 가고 싶은 욕심은 누구보다 강하다"며 대표팀 선발에 대한 열망을 고스란히 내비쳤다. 김은중 수원FC 감독 역시 이날 "이승우는 (대표팀의) 최대 옵션이 될 것"이라며 적극 지지했다.

황 감독이 이번 기간 동안 전북 경기만 연달아 3번 직관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전북에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전북에는 문선민, 박진섭, 김진수, 김태환 등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멤버는 물론, 박재용, 송민규 등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태국도 A매치 열기 뜨거워

한편 우리와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치르는 태국에서도 이번 A매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태국축구협회는 최근 대한축구협회에 원정석 1,000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예선은 규정상 수용인원의 7%를 원정석으로 배정해야 하는데,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수용인원이 약 6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태국축구협회 측 요구는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은 현재 1승 1패(승점 3)로 한국에 이어 조 2위에 올라있다. 한국과의 2연전에서 승점을 추가하면 중국(승점 3 ·1승 1패)과의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태국은 아직 월드컵 본선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최근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오르며 선전한 것을 감안하면 단순히 약체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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