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맹 중립 노선을 추구했던 스웨덴이 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2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합류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의 집단방위 규정(5조)의 적용을 받는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입하면서 전략적 요충지인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포위하는 형세가 완성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워싱턴 국무부에서 나토 설립조약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식 가입문서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달했다. 미국에 공식 가입문서 전달은 나토 가입 규정의 마지막 절차다. 미국은 신규 회원국의 나토 조약 가입서 수탁국 역할을 맡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스웨덴의 나토 합류에 대해 "오늘보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략적 대실패(debacle)를 더 잘 보여주는 예는 없다"라면서 "나토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졌고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푸틴이 막으려고 했던 것이 그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 촉진됐다는 것을 우리는 반복해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오늘은 진정으로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스웨덴은 이제 200년간의 중립과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뒤로 하고 있다. 이것은 중대하지만 자연스러운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비동맹 중립노선을 고수해온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핀란드와 함께 석 달 뒤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나토에 합류했으나, 스웨덴은 기존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 헝가리 등의 비준 지연으로 가입 절차 진행이 늦어졌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회원국이 모두 자국 의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해야 하며 헝가리가 마지막으로 지난달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처리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소련에 맞서 북미와 유럽지역 안보를 위해 탄생한 군사외교동맹체인 나토는 집단방위 조항에 따라 한 회원국이 외국의 침략을 받았을 경우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다른 회원국도 전쟁에 자동개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북유럽 안보지형 재편에 대응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이 1년 9개월여 만에 나토에 합류하게 되면서 나토 회원국과 러시아가 마주하는 국경이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나게 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핀란드와 스웨덴 영토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도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구에 추가로 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군관구와 레닌그라드 군관구를 창설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나토 팽창'으로 서북부 지역의 군사 위협이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