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기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누가 그와 4년간 호흡을 맞출까. 이미 워싱턴 정가에선 미국우선주의·보호무역·반(反)이민 등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를 전면에서 수행할 충성파 참모·내각 후보군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통상 정책 등을 완전히 뒤집을 가능성이 높다. 작업 수행을 위해 자신의 1기 행정부에서 일했던 강경파 재중용이 예상된다. 집권 2기 '트럼프 외교'를 지휘할 국무장관 후보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1기 마지막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로 꼽힌다.
경제정책을 총괄할 재무장관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주도했던 그는 지난해 6월 펴낸 저서 '공짜 무역은 없다'에서 고율 관세와 보호무역 강화 의지를 유감없이 쏟아냈다.
국방장관으로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직무대행이 거론된다. 그는 2020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화로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이 경질되자 직무대행으로 자리를 메웠던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라디오 방송에서 "정권 말기에 아주 잘해줬다"며 재발탁을 시사하기도 했다.
법무장관에는 1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경 통제 강화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는 '트럼프의 책사'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이 언급된다. 그 밖에 래리 커들로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비롯해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 계열 싱크탱크 출신 인사들도 폭넓게 기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패배를 맛본 뒤 부활에 성공한다면 집권 2기 내각·참모진은 더욱더 많은 충성파로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NBC방송은 최근 "도널드 전 대통령의 (참모진) 충성도에 대한 집착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첫 임기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충성도를 입증하지 못한 측근들은 과감하게 쳐내곤 했다.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부정선거라고 주장한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은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을 물러나도록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