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사흘 동안 이어진 협상도 이렇다 할 결과물 없이 끝났다. 중재국들의 압박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서로에게 공을 넘기면서, 오는 10일쯤 시작될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 이전 휴전 합의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휴전 협상에 참여한 이집트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불참 속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흘간 진행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별다른 진전 없이 이날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협상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탓에, 라마단 시작 이전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는 분위기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저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맞교환에 대해 "가자지구 휴전 이후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영구 휴전·철군 등 하마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스라엘은 "인질 생존자·석방 대상자 명단 등을 요청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며 카이로에 대표단을 보내지도 않았다.
중재국인 미국과 카타르는 양측에 협상안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질 협상은 하마스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라마단 기간까지 이스라엘과 예루살렘에서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우리는 휴전을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셰이크 무함마드 빈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를 만나 "우리는 즉각적으로 휴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서 "그것은 휴전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하마스의 결정에 달렸다"고 밝혔다. 알사니 카타르 총리 역시 "평화 회복 노력을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카타르와 미국, 다른 파트너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이 반드시 성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인도적 고통을 끝내고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6주간 휴전,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