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공천을 둘러싼 온갖 잡음을 '가짜뉴스'로 몰아가며 반격에 나섰다. 강성 발언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의도다. '3·15 부정 선거'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정부와 여당, 언론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5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선 대통령부터 집권 여당, 그리고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까지 협잡을 해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가 하면 국가 권력을 이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있다"며 "3·15 부정 선거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주장했다. 최근 민주당 공천 갈등에 대한 비판을 과거 이승만 정권의 폭압에 빗댄 것이다.
연일 불거지는 '사천(私薦)' 비판도 작심 반박했다. 2022년 대선 당시 배우자실 부실장을 맡았던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2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제 아내(김혜경씨)는 그 사람과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 없고, 대통령 후보 배우자실의 여러 부실장 중 한 명이었을 뿐"이라며 "앞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가짜뉴스에 의존해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 정부, 그리고 대통령까지 모두 법적 조치를 해서 언젠가는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비명횡사' 논란도 정면 돌파했다. 다선 중진 현역을 뒤로 물리고 젊고 유능한 인물을 발탁하기 위한 '혁신 공천'이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기득권끼리 연합해서 저항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던 것"이라며 "참으로 많은 의원들이 탈락해 큰 고통을 겪고 있지만 당원이나 국민이 볼 때는 새살이, 새순이 돋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마치 부당하게 탄압한 것처럼 조작해서야 쓰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측근 공천도 부인했다. 이 대표는 "제 측근 중에 공천받은 사람이 누가 있는가. 누가 단수 추천을 받았는가"라며 "경쟁자가 없었거나, 워낙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나 어쩔 수 없이 단수를 받은 경우는 있어도, 오히려 이재명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가깝다는 이유로 불이익받고 컷오프된 사람이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당 비대위원장부터 당직자, 그리고 부화뇌동하는 일부 악의적 언론들이 협잡을 해서 대놓고 가짜뉴스를 뿌리지 않는가"라며 "가짜·왜곡·조작 뉴스를 뿌리면서 아예 집권 여당의 기관지 노릇을 해서야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채현일 영등포갑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최근 김영주(4선) 의원이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하자 곧장 맞불을 놓았다. 이 대표는 "단수 추천을 안 해도 경선에서 너끈하게 이기는 것이었는데 이상한 핑계를 대고 나가는 바람에 싱거워졌다"며 "이미 승부는 났다"고 김 의원을 공격했다.